[땅집고] 금리∙공사비 인상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까지 막히면서 건설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건설사를 중심으로 인사와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1군 건설사인 A사는 본사 인원의 40% 이상을 현장에 배치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700여명에 달하는 본사 인원 중 700명가량이 인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A사를 인수한 B사는 올해 초 대대적인 임원급 물갈이 인사를 강행하면서 대외적으로 ‘현장 중심 경영’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이를 시작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A사 내부에서도 인력배치를 통한 구조조정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본사의 잉여 인력을 일손이 부족한 현장에 보낸다거나 특정 부서를 없앤다’는 소문이 이미 돌았던 것.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 조치로 현장에 배치될 대상자는 건설사 특성상 가장 많은 인력인 부장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사 엔지니어들이 수개월째 인사에서 배제되며 현장 발령만 대기 중이라는 얘기가 돌면서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9월쯤 ‘구조조정 신호탄?’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작성자는 “A사 본사 근무자를 1700명에서 1000명 내외로 줄인다는 것 같다”며 “현장으로 직렬을 바꿔서 강제 전환 배치시키거나 팀장 보임을 바꿔버려 박탈감∙소외감을 느끼게 해서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글은 곧장 삭제되는 등 여론을 통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A사 관계자는 “어느 순간부터 내부에서 돌던 얘기가 완전히 끊겼다. B사 윗급에서 내부 여론을 통제하는 게 아니냐며 미심쩍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A사는 11월 중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다만 인사 규모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고 별다른 인사 지침이 내려오진 않았다는 것이 A사의 공식 입장이다.
인수합병으로 인사개편을 단행한 회사는 또 있다. 아울러 최근 모(母)회사에 합병된 C건설사는 임원진을 대거 물갈이했다. 신규 임원 12명을 발령냄과 동시에 전체 임원 39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임원은 짐을 싸야 했다. 신규 발령보다 많은 수의 임원이 나간 셈이다. C사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수행을 위해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하면서 큰 폭의 임원교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금보다 더 혹독한 혹한기를 대비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아직 가시화하진 않지만, 불경기가 이어지면 건설사의 규모나 안정성에 따라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벌써 리스크 관리에 들어선 곳들이 많다. 많은 대형 건설사들도 신규 수주전 대신 기존 사업장 관리에 포커스를 맞추며 보수적 경영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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