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급급급매물 나왔습니다. 22억원에 거래했던 전세, 15억원에 로또 매물로 나왔습니다.”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 서초구 전세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초구는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 선호도가 높아 전세 수요가 꾸준한데 최근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가 늘고 전세금도 큰 폭 떨어지고 있다.
서초구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세금이 보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세였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하락 전환하더니 하락폭을 점차 키워 10월까지 누적 1.06% 하락했다. 실제 지난달 반포자이 아파트 전용 84㎡가 15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 체결됐다. 지난 6월 22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7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에는 동일 주택형이 13억~14억원에 매물로 등장했다. 반포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도 지난 15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6월 대비 8억원 떨어졌다.
워낙 고가이다보니 다른 지역과 비슷한 하락률인데도 더 크게 떨어져 보이는 영향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반포 일대는 철거를 앞둔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4주구에서 인근 아파트로 전세를 찾는 수요가 꾸준했기 때문에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전세금이 상승세였다”며 “하지만 오름세가 크고 가격대가 높았던 만큼 다른 지역보다 하락률이 적은데도 상대적으로 더 떨어져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현지에서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신 월세 세입자가 많아지면서 전세금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 일대 아파트에 입주한 세입자 중 전세대출을 받고 입주한 경우가 많다. 이들이 서울보증보험(SGI)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대 보증액수가 5억원인데 2년전 2.6%였던 금리가 최근 5.4%로 치솟으면서 매월 부담하는 이자만 약 300만원에 달한다. 반포자이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는 “2년 전 입주해 계약 갱신을 앞둔 세입자들이 오른 전세금을 부담하기 어려워 전세 대신 보증금 1억~4억원에 월세 500만~600만원을 주고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전세가 하락이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학군이 몰려있는 서초구 일대는 여름철이 겨울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사 수요가 적어 최근 전세금 하락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포자이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B씨는 "반포동 일대가 학군지인 만큼 주로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인 봄철에 이사하려는 수요가 많아 전세시장은 여름이 비수기인데 하필 이 일대 새 아파트 입주가 여름에 몰려 있었다"며 "6년 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 신축 아파트는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자이, 아크로리버파크 정도가 다였는데 최근 3~4년 간 디에이치 라클라스, 반포래미안 아이파크, 푸르지오 반포써밋, 신바포 자이 아크로리버뷰, 센트럴자이, 반포르엘, 르엘 신반포 등 10여개 단지에서 연이어 입주 기간이 겹치면서 수급이 불균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공급물량은 많은데 수요가 적다 보니 전세금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전세금 하향 조정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새 아파트 전세 물량이 소화되지 않았는데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포자이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B씨는 “전세대출 금리 인상이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금 전세금이 오르기는 힘들 것 같다”며 “서초구 집값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상황이어서 전세금도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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