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금리 최고 3%, 8천만원이면 4억 집 마련…'미혼 특공'도 최초 도입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10.26 11:47 수정 2022.10.27 12:59

[땅집고] 정부가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무주택 서민과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약한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집의 구체적인 모델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윤 정부 임기내 270만가구 주택 공급 청사진이 나온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번 대책에는 청년,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분양 지원책과 공급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시세의 80% 수준 분양가에 연 1%~3%대 금리로 최장 40년간 대출이 가능한 주택을 5년간 50만가구 규모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분양 방식에 따라 3가지 주거모델을 도입했다. ▲시세차익의 70%를 수분양자에게 보장하는 나눔형 주택 25만가구 ▲6년 임대후 분양하는 선택형 주택 10만가구 ▲시세의 80%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일반형 주택 15만가구 등이다.

[땅집고] 정부가 청년과 무주택 서민을 위해 공급하기로 한 50만가구 공공주택 유형. / 자료: 국토교통부, 그래픽=김리영 기자


[땅집고] 정부가 청년과 무주택 서민을 위해 공급하기로 한 50만가구 공공주택 청약 자격 및 소득자산 요건. / 자료: 국토교통부, 그래픽=김리영 기자


세 유형 모두 최대 5억원 이하(일반형은 4억원)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최고 80% 적용하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규모 면에서 문재인 정부보다 3배 이상 확대됐으며, 청년층 지원 가구 수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와 대출 한도, 까다로운 청약 조건에 막혀 내집마련이 어려웠던 무주택 청년과 서민들의 청약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인기 지역에선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요 대상지로 제시된 3기 신도시 등의 공공택지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공급 효과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①고양 창릉·왕릉에 ‘나눔형 주택’ 25만가구 공급

나눔형 주택은 총 25만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서울 도심(고덕강일3단지, 마곡) 및 3기 신도시 GTX 역세권(창릉, 왕숙 등) 등 수도권 공공택지 6곳에서 약 6000가구가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나눔형 주택은 분양가를 시세의 70% 수준으로 책정하고, 의무거주기간 5년이 지난 이후부터는 공공에 환매하는 경우 시세 차익의 70%를 수분양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의 내 집 마련 모델이다.

나눔형은 최대 5억원 한도, 40년 만기로 1.9%~3%의 저리 고정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나눔형 전용 모기지를 이용하면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할 때보다 초기 목돈 부담과 이자 부담을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땅집고] 나눔형 모델 내집마련 부담 예시 / 자료: 국토교통부, 그래픽=김리영 기자


② 6년간 임대 후 분양 ‘선택형 주택’

선택형 주택은 민간 ‘내집마련 리츠’를 공공에 적용한 것으로, 목돈이 부족하고 구입 의사가 불확실한 청년층 등이 저렴한 임대료로 우선 거주하고, 분양 여부는 6년 후에 선택하는 모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서울과 접근성이 우수한 구리갈매 등 지하철 역세권, 고양 창릉지구 등 서울 인접 수도권 공공택지에 약 1800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선택형 주택은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입주시 추정 분양가+분양 시 감정가’의 평균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입주시 추정 분양가가 4억원이고 6년후 분양시 감정가가 8억원이 된 경우, 최종 분양가는 6억원이 되는 셈이다.

[땅집고]선택형 모델 내집마련 부담 예시 / 자료: 국토교통부, 그래픽=김리영 기자


6년 이후 분양을 받지 않는 경우에도 4년 더 임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 최장 10년간 임대가 가능한 주택이다. 또 선택형 주택의 거주 기간은 청약통장 납입 기간으로 인정해 수요자의 주거 안정과 선택권을 강화하기로 했다.

선택형은 입주 시점에는 보증금의 80%까지 최저 1.7% 고정금리로 전용 전세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6년 후 분양 선택 시점에는 나눔형과 동일하게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40년 만기 고정 저리 모기지(금리 1.9%~3.0%)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임차 기간 중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줄고, 6년 후 분양 시에는 나눔형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자 부담이 감소할 전망이다. 예컨대 입주 당시 전세 보증금 시세가 3억원인 주택의 경우 이자 부담이 최대 50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③일반형 15만가구…40~50대 위한 일반공급 확대

일반형 주택은 시세의 80% 수준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주택 공급 모델이다. 총 15만가구 규모이며, 올 연말과 내년 서울 동작구 수방사와 성동구치소, 대방 공공주택지구 등 환승 역세권에 들어설 1400가구, 남양주 진접·왕숙지구 1300가구를 대상으로 사전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분양에 추첨제(20%)를 적용해 청년층의 당첨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특별공급(신혼부부·생애최초)은 기혼자 위주로 운영돼 미혼 청년의 청약 기회가 적었다. 앞으로는 선택형과 나눔형 주택에 미혼 청년을 위한 특별공급을 신설하고, 일반형에는 추첨제를 도입한다.

또한 무주택 40~50대 수요를 고려해 일반 공급 물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무주택 40~50대 계층을 위해 일반형은 일반공급 비율을 확대(15→30%)하고, 선택형에도 다자녀·노부모 등 특별공급을 배정(30%)한다. 일반형 주택은 기존 기금 대출을 지원하되, 대출 한도를 신혼부부의 경우 2억7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생애최초의 경우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상향해 적용한다. 또 적용 금리는 1.7~2.6% 수준으로 공공임대 거주 청년이 일반형으로 주거 상향 이동하는 경우 0.2%포인트 더 우대한다.

[땅집고] 민영주택 규제지역 청약 개선안. / 자료: 국토교통부, 그래픽=김리영 기자


■ “2030 청약 기회 소폭 확대될 듯…3기 신도시 속도 높여야”

이번 정부 발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청년층에 청약 기회가 확대됐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물량의 적기 공급, 입지별 청약양극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약 자격을 대폭 완화하고, 대출 규제 완화 및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적용함과 동시에 3가지 모델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내집마련이 어려운 청년과 서민의 청약 기회를 확대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주요 공급 대상지인 3기 신도시 등에서 50만가구 규모 아파트 공급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는 경우 일부 계층에게만 내집마련 기회가 돌아가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주택 공급은 대부분 민영 아파트에서 나오기 때문에 규제지역을 해제하는 것이 훨씬 공급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데 추첨제 비율 조정만 이뤄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공공분양에서 일반공급분을 늘리고 청년층의 추첨제 비율을 높였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청년들의 청약 기회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직방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이 겹치며 주택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장기적 공급 시그널을 주었다는 것은 바람직하며 청약 당첨에서 소외돼 왔던 미혼 청년들에게도 특별공급 물량을 첫 배정하고 전체 주택 공급 총량도 비교적 과거 보다 높게 책정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비교적 차익기대가 큰 입지로 수요가 쏠리는 청약양극화 현상은 극명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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