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이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또 한차례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 인상)에 이어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수요자들의 부동산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27% 하락하면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지난주(-0.23%)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주 변동률은 2012년 6월 11일(-0.36%)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전국 기준 매매·전세가와 서울 전세가 역시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하락폭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지난 5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었고, 5월 마지막주부터 집값이 2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 부담을 덜기 위해 호가를 대폭 낮춘 ‘급급매물’만 거래되면서 서울 집값 하락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0.41%)와 도봉구(-0.42%) 등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지역의 집값 하락폭이 컸다. 이어 성북(-0.37%)·서대문(-0.31%)·금천구(-0.30%) 순이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가 -0.38%로 낙폭이 두드러졌다. 강남(-0.20%)·서초구(-0.16%)도 지난주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경기(-0.39%)와 인천(-0.41%)의 집값도 큰 폭으로 떨어져 수도권 집값 하락폭 역시 지난주 -0.28%에서 이번주 -0.35%로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3%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진행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권에선 시흥시 아파트값이 0.61% 하락해 지난주(-0.32%) 대비 2배 수준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이어 광명(-0.54%)·남양주(-0.50%)·화성시(-0.50%) 등도 하락폭 0.5% 이상을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값도 예외는 아니다.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되면서 집값 하락폭이 지난주 -0.17%에서 이번주 -0.21%로 커졌다.
수도권과 지방 집값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전국 아파트값은 0.28% 내렸다. 조사 이래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매매가 뿐 아니라 전세가도 추락하고 있다.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등으로 신규 전세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전세가 하락폭은 ▲ 전국(-0.31%) ▲수도권(-0.41%) ▲지방(-0.22%) ▲서울(-0.30%) 등을 기록했다. 전세가 역시 한국부동산원 시세 조사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 기록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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