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뭐야, 옆 아파트가 더 싸졌잖아;;" 사전청약 당첨자들 멘붕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10.19 11:31


[땅집고] “주변 아파트 시세가 더 저렴한데, 사전청약 당첨자 지위 포기해야 할까요?”

전국의 집값이 우하향 하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사전청약까지 마친 단지들의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시세 보다 높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공급된 단지들의 경우 본청약과 입주 시기도 기약없이 지연되면서 예비 당첨자 사이에선 사전청약 당첨자 지위를 포기해야 하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 집값 폭락으로 사전청약 추정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

사전청약은 문재인 정부 시절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기회를 앞당기고 수도권 청약 대기 수요를 상당 부분 해소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추정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에 책정된다. 당첨자는 본 청약 때까지 무주택자 요건 등을 유지하면 100% 입주가 보장된다. 2021년 7월 도입된 이후 공공분양은 약 3만8000가구, 민간 분양은 1만3000가구가 공급됐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한다’는 사전청약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작년 7월 인천계양A2 블록 59㎡의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는 3억5000만~3억7000만원에 수준에 책정됐다. 인근 새 아파트인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59㎡ 시세가 지난해 5억원대여서 이 가격의 70~80% 수준에 공급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화꿈에그린’ 급매물 시세가 3억9500만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계양A2 추정 분양가와 비슷해진 것이다. 같은 시기 사전공급된 성남복정1지구 A1블록 59㎡는 추정 분양가가 6억원 후반대에 책정됐다. 비교 대상이었던 인근 ‘가천대역 두산위브’ 59㎡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7억~7억5000만원이던 가격이 올해 9월 6억3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땅집고]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와 인근 단지 시세 변화.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및 각 업계


올해 2월 공급된 검단AB13블록은 84㎡ 추정 분양가가 4억5000만원선으로 주변 시세보다 1억~1억5000만원 저렴했지만, 최근 검단신도시에 1만가구 규모로 입주 폭탄이 이어지면서 인근 시세와 비슷해졌다. 검단신도시 ‘검단SK뷰’ 84㎡는 올해 3월 6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7월 4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야 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 사전청약 당첨자는 “집값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 같아 당첨된 청약 지위를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첨자 역시 “분양가도 문제지만 예정된 시기에 입주가 불확실한데 따른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불안해 했다.

■ 전문가 “사전청약 보험으로 두고 대안 찾아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작정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지 말고, 본청약 확정 분양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사전청약은 본청약 전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큰 불이익이 없고, 다른 청약 계획이 없다면 보험 성격으로 가져가는 것이 낫다”며 “지금과 같은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고, 모든 청약에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포기하더라도 본청약 때 분양가를 지켜보고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분양 경기가 현재보다 더 침체할 경우 공공택지 사업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받은 ‘사전 청약 공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본청약을 하는 사전 청약 택지 8곳 중 양주회천A24∙파주운정A23 블록을 제외한 6곳의 본청약이 당초 예정일보다 연기됐고, 입주 예정일은 8곳 모두 늦춰졌다. 파주운정A23블록의 경우 입주 예정일이 2024년 10월에서 2026년 2월로 1년 4개월이나 늦춰졌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3기 신도시 최초 입주 시기에 대해 ▲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고양창릉 지구 2025년 ▲부천대장 지구는 2026년으로, 입주까지 기존에 계획한 것보다 2~3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땅집고]3기 신도시 개요 및 추진일정 관련 국토부 답변자료 재구성. / 홍기원 의원실


민간 사전청약의 경우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본청약을 앞당기는 사업지도 나오고 있다. 파주운정 49A 블록에 민간 사전청약으로 공급된 ‘파주운정 시티프라디움’은 지난해 3월 사전청약 입주자 모집에 나섰고, 내년 1월 본청약이 예정됐다. 하지만 건설사는 갑자기 오는 10월 공급으로 일정을 변경하고, 분양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재 수급, 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일단 공사비는 무조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본청약 확정 분양가가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경우에는 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전청약 뿐만 아니라 일반 사업지에서도 미분양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만약 본청약이 추정 분양가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 시공사도 감당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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