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창문도 못 열고 살아요"…재개발지 한복판에 나홀로 선 아파트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2.10.17 13:34
[땅집고]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부지 한복판에 남아있는 삼익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면서 입주민들이 공사 소음과 먼지로 고통을 겪고 있다./박기홍 기자



[땅집고] 14일 오후, 서울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4번 출구를 나와 이면 도로로 진입했다. 왕복 2차선 양쪽으로 약 8m 높이의 공사장 펜스 사이로 5분 정도 걷다보니 한 아파트가 홀로 우뚝 서있었다. 2006년 입주한 삼익아파트다. 올 4월 착공에 들어가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장위4구역 재개발 공사 부지 한복판에 남아있는 구축 아파트다. 삼익아파트를 중심으로 사방에는 펜스가 처져 있다.

삼익아파트는 한 동(棟) 짜리 건물로 68가구가 입주해 있다. 입주민들은 각종 공사 소음과 비산 먼지에 시달리는 중이다. 장위 4구역 재개발 공사 기간이 36개월(2022년4월~2025년4월)로 예정돼 있어 앞으로도 2년은 더 공사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입주민 60대 이모씨는 “아침 7시부터 공사 소리 때문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살고 있다”며 “재개발 공사가 아직 기초공사 단계라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땅집고] 삼익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장위4구역 재개발 사업지./박기홍 기자


장위4구역 부지 내 노후 빌라와 상가 건물 등이 다 철거가 됐음에도 삼익아파트가 ‘외딴 섬’처럼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장위4구역은 지하 3층~지상 31층 총 31개동 2840가구를 짓는 대단지 재개발 사업이다. 2008년 정비구역이 지정됐고 2009년 2월에 조합이 설립됐다. 당시 조합 측은 2006년 준공한 삼익아파트가 2~3년차 신축급 아파트여서 사업 추진에 결정적인 노후도 충족 요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또한, 삼익아파트 용적률이 330%로 대지면적 대비 많은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점도 조합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합 측에서 재개발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삼익아파트와 재개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존치구역으로 남아있게 된 것이다.

삼익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장위4구역 시공사인 GS건설과 공사로 인한 각종 소음과 불편에 상응하는 보상을 두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민은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은 없으나 인근에 장위10구역 사랑제일교회 알박기 논란과 보상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조만간 GS건설과 구체적인 보상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조감도. 빨간 동그라미 부분이 존치구역으로 남은 삼익아파트 부지다. /GS건설 제공


장위4구역은 11월 중순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성북구청은 지난 5일 조합에 분양가 심사위원회 결과를 전달했다. 장위4구역 분양가는 3.3㎡당 2834만원으로 산출됐다. 전용 84㎡ 분양가는 9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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