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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떨어진 것도 아니라고?…'수원의 강남' 광교 운명은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2.10.14 13:46 수정 2022.10.16 12:06
[땅집고]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내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아파트. /전현희 기자


[땅집고] “13억원에 거래가 된 이후 뚝 끊겼습니다. 매수자들이 직전 거래가 기준으로 사고 싶어하는데, (매도자가) 13억원 이하는 안된다면서 매물을 거둬들였습니다.”(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

지난해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원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월 셋째주(1월17일 기준)부터 38주 연속 하락세다. 10월 첫째주(3일 기준) 수원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2% 하락했다. 특히 ‘수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광교신도시 일대 선호도 높은 단지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광교신도시 대장 아파트, 10개월 새 6억 폭락

수원시 영통구는 삼성전자 임직원 배후 주거지로 자리잡으며 2020년 이후 부동산 상승장에서 주목받았다. 영통구 원천·이의·하동 일대 광교신도시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을 이용해 강남·판교 등 업무 중심지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30분 이내로 단축되면서 직장인 선호도도 높았다. 집값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0% 정도 상승했다.

[땅집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 /한국부동산원


하지만 올 들어 집값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10월 첫째주 수원 영통구 집값은 전주 대비 0.72% 하락해 2012년 5월 이후 10년 4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특히 광교신도시 일대 신축 아파트 하락 폭이 가파르다.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12억원(16층)에 거래되며 작년 11월 18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6억원 하락했다. 영통구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84㎡도 지난달 12억원에 팔리며 전고가 대비 3억9500만원 떨어졌다.

영통·매탄동 일대 입주 20년차 아파트값 역시 내림세다. 영통동 황골마을주공1단지(1997년 준공) 전용 59㎡는 지난해 11월 최고가로 6억원을 찍었으나 지난달 3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10개월 새 2억3000만원 하락했다. 매탄동 임광아파트 전용 84㎡ 역시 지난달 4억300만원에 거래되며 작년 10월 5억9300만원 대비 1억9000만원 내렸다.

[땅집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황골마을주공1단지. /전현희 기자


■절세·갈아타기용 급매물이 하락 부추겨

광교신도시 현지에서는 급매물이 1~2건씩 거래되며 전반적인 집값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갈아탈 아파트를 매수한 집주인들이 올해 안으로 기존 거주 주택을 팔아야 일시적 1가구2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데, 예상치 못한 부동산 경기 악화로 기존 시세보다 한참 싸게 급히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혁 광교중흥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올 8월에 중흥에스더클래스 전용84㎡를 매도한 집주인은 1주택자가 되기 위해 전세금 12억원을 내고 같은 집에 세입자로 들어갔다”며 “결국 이 집은 2억5000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매수자가 금방 나타났다”고 말했다.

[땅집고] 광교신도시 원천호수와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아파트. /광교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 제공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자금이 부족해 기존 집을 급하게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윤미선 뜨란채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3억7000만원에 거래한 매도자는 매교동 새 아파트에 입주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 2주택자로 비과세를 받아야 하는데다 기존 주택을 팔지 않으면 잔금을 치르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내놓은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수원시 입주물량이 2만 가구 정도인데, 적정 수요 대비 두 배 정도 많아 내년에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히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급매물 소진되면 안정화?…공급 많아 수급불균형 ‘변수’

급매물이 소진되면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급히 팔지 않아도 되는 매도자들은 더 저렴하게 팔 의사가 없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급매물이 소진되면 아예 거래가 멈추고 더 하락해서 거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원 입주물량이 과다하다는 점과 맞물려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수원은 영통을 포함해 권선구, 팔달구 등지에서도 공급이 많아 하향 안정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과도하게 오른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는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아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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