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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도 속수무책…"1억원대 전셋집 여기 널렸어요"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10.11 08:00 수정 2022.10.11 19:27
[땅집고] 전월세 급매물 안내문이 나붙은 수도권 한 공인중개사무소. /조선DB


[땅집고]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 부담이 증가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에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전세금도 급격히 하락해 수도권 신축 단지조차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21% 하락해 2012년 5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물량도 계속 증가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이 집계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물건은 11만1760건으로, 한 달 전(9만4954건)보다 17.7% 늘었다. 특히 집값 하락세가 컸던 경기도에는 최근 입주한 신축 아파트에서 20~30평대 전세 매물이 1억원대에 나오고 있고 이마저도 호가는 계속 떨어지는 곳이 나온다.

■김포·양주 ‘1억원대 전세’ 수두룩…15년차 기존 단지보다 더 싸

[땅집고] 올 하반기 수도권 신축단지 전세금 실거래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올해 8월 입주가 시작된 김포시의 ‘e편한세상김포어반베뉴’ 53㎡(이하 전용면적)는 입주 2개월이 지난 이달 1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주택형 전세금은 지난 9월 최고 2억500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졌지만 가격이 계속 하락했다. 시중 호가는 1억6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김포에서도 외진 통진읍에 위치하긴 했지만, 주변에 새 아파트가 전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 세입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다 큰 주택형인 59㎡도 9월 2억원에 겨우 세입자를 찾았다.

김포는 인근 지역인 인천 검단신도시에 1만2000가구 규모 ‘입주 폭탄’ 여파로 이후 외곽지역부터 전세금이 하락세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김포시 감정동 ‘김포센트럴헤센1단지’는 올 1월까지 59㎡ 전세금이 2억7000만원이었는데, 8월에는 1억4000만원까지 낮아졌다. 이 아파트는 검단신도시 북측 경계로부터 약 200m 떨어져 있는데 최고 17층, 12개동에 700가구 규모다.

[땅집고] 30평대 신축 아파트 전세가 1억원대 거래된 '옥정역로제비앙메트로파크1단지' /네이버지도


수도권 외곽지역인 경기 양주시에서도 매물이 급증하며 전세금이 하락해 30평대 새 아파트 매물이 1억원대에 나오고 있다. 양주시는 올해 4분기에만 총 5810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전세 매물이 급증했다. 양주시 삼숭동에 올해 입주한 ‘옥정역로제비앙메트로파크1단지’ 84㎡ 전세는 1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는 1억 4000만원까지 낮아진 매물도 나오고 있다. 이 가격은 인근에 2006년 들어선 ‘양주 자이 6단지’보다 1억원 낮다. 양주자이 6단지 74㎡는 지난 6일 전세 매물이 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양주시 옥정동 ‘옥정중앙역중흥S클래스센텀시티’ 76㎡도 올 8월 2억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양주시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새 아파트 입주로 매물이 급증한 데다 세입자도 월세를 많이 찾아 전세 매물은 가격이 하락세”라며 “3분기 실거래 가격보다 더 떨어진 매물이 많이 나온 상태”라고 했다.

■ 안산·시흥 전세금도 수억원씩 하락

안산과 시흥 등 경기 남부권에서도 전세 매물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수억원씩 떨어졌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안산시는 지난 7월보다 현재 전세 매물이 120% 증가해 경기도 전체를 통틀어 증가율 1위다.

지난해 입주한 안산단원구 원곡동 ‘e편한세상초지역센트럴포레’ 59㎡는 올해 초 전세금이 5억5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8월 1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안산시 북측 시흥시에서도 30평대 신축 아파트 전세금 하락세가 크다. 전철 서해선 시흥능곡역 인근에 2020년 입주한 ‘시흥능곡역모아미래도에듀포레’ 84㎡는 올 8월 2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같은 시기에 들어선 ‘시흥능곡역장현리슈빌퍼스트클래스’ 84㎡ 역시 2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했다. 두 단지 모두 올해 초반 전세금이 4억원대 중후반대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하락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금 급락으로 이른바 갭(gap) 투자한 집주인의 집은 깡통 전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땅집고 자문단은 “전세금이 떨어지면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가율이 높았던 지역에서는 역전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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