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현일 애널리스트의 미국&부동산] 호텔 산업 완연한 회복세 속, 짙어 지는 고민
[땅집고] 2022년 미국의 여름 휴가철은 지난 2년과 대비해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팬데믹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왔다. 주변에서도 플로리다, 콜로라도, 뉴욕 등 미국 전역을 비롯해 한국과 남미, 유럽 등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이 넘쳐났다. 이제 드디어 2년이 넘는 팬데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휴가 같은 휴가를 즐긴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즐겼다면 어느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커졌을까. 답은 너무 쉽다. 바로 호텔과 여러 숙박시설이다. 드디어 호텔 시장이 돌아왔다. 더 정확히는 손님이 다시 찾아왔다. 이제 슬슬 팬더믹 이전 수준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손님이 찾아와도 걱정이 많다. 무슨 걱정일까. 오늘은 호텔 시장의 회복과 고민을 다뤄보고자 한다.
■ 美 호텔 운영수익, 2019년 이후 최고 수준
미국 호텔 운영 수익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호텔 정보회사인 STR에 따르면 지난 6월 이용 가능 객실당 총운영수익(GOPPAR)은 91.23달러로 2019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마지막 주 호텔 점유율은 71.9%를 기록했다. 2019년 동기 대비 3.8% 하락했다. 하지만 하루 평균 객실 단가(ADR)는 158.32달러로 18.3%나 높아져, 이용 가능 객실당 매출(RevPAR)이 113.90달러로 2019년보다 13.9%나 상승했다.
상위 톱 25개 호텔 시장 중 내슈빌의 점유율이 가능 크게 상승했다. 2019년 동기 대비 4.2% 상승한 77.8%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87.4%), 보스턴(85.5%), 하와이의 오아후섬(85.3%) 등이 높은 점유율을 이끌었다. 샌디에이고의 객실단가는 2019년보다 33.5% 상승한 259.0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체 고객 객실 판매도 회복세다. 코스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2019년 동기 대비 10%밖에 낮지 않다. 호텔 시장의 가장 큰 축 중 하나인 컨벤션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 인력난에 일부 객실 공실로
근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객실 단가는 높은데, 점유율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것이다. 2019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호텔이 전체 객실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서다. 즉 일부 객실은 공실로 놔두고 손님을 받지 않는다. 도대체 왜? 문제는 인력이다. 직원이 부족해 손님을 더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호텔들이 많다.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총 운영 수익은 증가했지만, 임금 상승과 비용 증가로 마진은 줄어들고 있다.
현재 호텔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다. 지난 5월 미국 호텔 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노동력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어떤 응답자는 다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미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호텔과 음식 서비스 산업을 그만둔 사람의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6월 기준 미국 전역에서 호텔 및 숙박 업계에 일하는 인력은 170만 명. 이는 2019년 동기 대비 약 16%가 감소한 수준이다.
■ 기술로 노동력 대체 노력
이렇다 보니 호텔들이 수요에 맞춰 더 적은 객실을 팔고 있다. 하우스키핑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직원을 끌어오기 위해 시간당 임금을 올리고 더 유연한 근무 시간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오기가 만만치 않다. 힐튼은 하우스 키핑 직원들이 월급날을 기다리지 않고, 매일매일 임금을 정산받을 수 있는 임시 플랫폼까지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에 등록한 직원들의 퇴직률이 낮은 것으로 나와 앞으로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 부족 문제는 손님 서비스와 직결된다. 최근 JD파워에서 실시한 미국 호텔 손님 만족도 지수는 지난 1년간 8포인트 떨어졌다. 일손 부족을 메울 방법은 기술뿐이다. 메리어트는 모바일 앱을 통해 체크인하고 모바일 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앱을 통해 타월이나 베개 등 간단한 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로봇 사용도 늘고 있다. 게스트룸에 물건을 배달하거나 진공 청소 등 하우스키핑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모두 추가 비용이 드는 것으로 규모가 작고 자금력이 없는 호텔들은 이런 기술과 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요즘같이 이자율 상승 등으로 금융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는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기도 쉽지 않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왔는데, 아직 눈이 녹지 않은 곳이 많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는 대세는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글=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