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핫 플레이스가 되려면 ‘MZ세대’를 공략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구매력이 낮다는 인식 때문에 마케팅 사각지대에 있던 젊은층이 상권의 운명을 좌우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른 것이다. 땅집고가 MZ세대를 사로잡은 창업주들을 직접 만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다.
[MZ세대 움직인 창업의 비밀] ④양지삼 청기와타운 대표 “컨셉충의 승리? 될 만한 상권 골라 들어갔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북쪽으로 자리잡은 먹자골목에 들어서면, 건물 입구에 아담한 청기와를 얹은 건물이 유독 눈에 띈다. 양념 소갈비를 주로 파는 ‘청기와타운’이다. 분명 한식당인데도 입구에 ‘KOREAN BBQ’, ‘CHUNG KI WA’ 등 영어로 된 간판들이 줄줄이 달려 있어 마치 미국 LA 한인타운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청기와타운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힙한 갈비집’으로 꼽힌다. 저녁시간대는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입장할 수 있을 정도다. 요즘 핫플레이스에서의 익숙한 풍경이 이곳에서도 벌어진다. 차례를 기다리며 이국적으로 인테리어한 매장 출입구나 벽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는 손님들의 손길이 바쁘다.
이 청기와타운의 주인은 30대 창업자다. 올해 39살의 양지삼 대표.
양 대표는 부모가 재력가인 금수저도 아니고, 그 흔한 해외 유학파도 아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뒤 23살에 상경해, 관악구 신림동의 한 조개구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식업 경력을 쌓았다. 요식업에 승부수를 던진 그는 다양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돈을 모았고, 30살 되던 해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양 대표는 영등포에서 삼겹살과 해물을 함께 파는 ‘어부와백정’으로 시작해 치킨집, 족발집, 횟집 등 7~8가지 가게를 추가로 창업해 병행해서 운영했다. 당시 각 매장별로 월 매출이 평균 1억원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성이 차지 않았다. ‘제대로 브랜드를 갖춘 식당’을 운영하고 싶은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한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미국 LA 한인타운 내 갈빗집’을 컨셉으로 한 ‘청기와타운’이다.
2020년 4월 처음으로 문을 연 청기와타운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총 11개 매장을 갖춘 전국 규모의 브랜드가 됐다. 영등포본점을 포함한 직영점이 5곳, 가맹점이 6곳인데 지점별 월 평균 매출이 2억5000만원 정도 된다. 이 때문에 요식업계에서 ‘영등포 백종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땅집고가 양지삼 청기와타운 대표를 만나 그만의 창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소갈비를 창업 아이템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
“요식업계에서 소갈비는 소비자들이 ‘당일구매’하는 아이템이 아니라, 확실한 ‘목적성’을 갖고 먹는 메뉴로 통한다. 치킨이나 삼겹살 등에 비해 객단가가 높으면서, 예로부터 생일이나 월급일 등 경삿날에 가족·친구들과 굳이 찾아서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소갈비집을 차리면 3여년 반짝 운영하고 사라지는 식당은 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식당을 창업한 후 여러가지 메뉴를 팔면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기도 하다.”
-‘미국 LA 한인타운 내 소갈비집’이라는 콘셉트가 독특한데.
“브랜드 기획 전문가에게 의뢰한 것이다. 앞서 유명세를 탄 서울 용산구 소재 고깃집 ‘몽탄’의 콘셉트를 기획했던 전문가다. ‘독특하고 명확한 콘셉트의 BBQ 소갈비집을 차리고 싶다’고 주문하니, 기획가와 인테리어 업체가 얘기를 나누더니 단 5초만에 생각해내더라. 이전에 창업했던 가게는 내가 직접 작명이나 인테리어했는데, 제대로 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싶다는 마음에 전문가의 말을 듣기로 했다. 기획비로 총 5000여만원이 들었다.
매장 콘셉트가 확실해지니 인테리어 결정도 일사천리였다. 실제 미국LA 한인타운에서 볼 수 있는 식당처럼, 빨간색·노란색·파란색 등 쨍한 색깔로 매장을 꾸미고 간판에는 다소 촌스러운 듯한 글씨체를 써서 오히려 ‘힙’한 느낌을 줬다. 흑인 등 외국인들이 영등포 먹자골목 일대를 걷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제작해, 매장마다 스크린을 설치하고 영상을 틀어두고 있다.”
-영등포에 1호점을 차리게 된 이유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상권이 영등포라서다. 마지막으로 식당 일을 했던 곳이 영등포였다. 아파트나 토지야 거래 자료가 잘 정리돼 나오지만, 상가는 매장별로 권리금이나 보증금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직접 보고 듣거나 거래해 본 경험이 있어야 상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청기와타운 영등포본점의 경우 이 일대 먹자상권에 속해 있긴 하지만, 메인 도로에서 골목으로 한 번 꺾어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목이 크게 좋은 건물은 아니다. 다만 소갈비 자체가 고객들이 목적성을 띠고 구매하는 메뉴이기 때문에 이 만한 입지도 무방하다고 봤다.”
-점포 확장에도 나름의 비결이 있나.
“처음에는 영등포본점과 인접한 상권에 추가 지점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본점과 2호점이 가까워야 대기열 분산 효과가 나고, 나도 지점 운영 상태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등포와 인접한 상권으로는 문래·당산·여의도·마포 등이 있었는데, 이 중 마포구에 2021년 5월 추가 직영점을 냈다. 마포가 3~4인 가족 고객들과 직장인 수요를 동시에 끌어모을 수 있는 상권이라고 판단했다.
비슷한 논리구조로 ▲기존 지점과 멀지 않으면서 ▲자동차 통행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도로를 끼고 있어 가시성을 갖춘 상권 내 ▲소갈비집에 적합한 50~60평대 상가에 하나 둘 출점하고 있다. 현재 홍대·공덕·충정로·신촌에 추가 직영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미 성공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입지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소갈비집처럼 경삿날에 방문하는 아웃백·빕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을 지도에 표시해 청기와타운이 분점을 낼 만한 곳을 물색한 것이다. 임대료 기준도 두고 있다. 요식업인 만큼 마진율을 고려해 3.3㎡(1평)당 임대료가 20만원이 넘는 상가라면 출점을 꺼린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한다면.
“한 아이템을 가지고 오래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요식업체를 차리는 경우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3년 이상은 운영하면서 재방문을 끌어낼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출점 상권을 고를 때는 내가 직접 살고 있거나 나고 자라서 가장 잘 아는 상권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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