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온라인에서 대박난 이 브랜드들이 굳이 매장까지 여는 이유

뉴스 글=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BDS리서치팀 차장
입력 2022.09.25 10:59 수정 2022.10.26 18:20
[땅집고]미국 온라인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Warby Parker)의 매장 모습./와비파커 홈페이지


[땅집고] 안경기업 ‘와비파커’(warby parker), 침대 매트리스 스타트업 ‘캐스퍼’(Casper), 하이퀄리티 주얼리 브랜드 ‘브릴리언트 어스’(Brilliant Earth), 셔츠 브랜드 언턱잇(UNTUCKit).

이 브랜드들은 공통점이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리테일 업계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다.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를 일컫는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는 주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 광고와 같은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광고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수많은 소비자를 확보한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는 지난 10년 동안 신규 런칭한 브랜드 수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들이 조금씩 오프라인 매장으로 눈을 돌리며 리테일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안경업체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매장을 낸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 중 하나다. 회사 설립 3년 만인 2013년 첫 매장을 오픈했다. 현재는 와비파커 매출 대부분은 16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는 작년에 35개의 지점을 새로 오픈했고 올해는 4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900개 이상의 지점이 최종 목표다.

모든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가 이처럼 큰 규모로 매장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비슷한 방식을 따라왔다. 이제 온라인 기반의 D2C(Direct-to-Consumer) 브랜드 중 오프라인 매장이 없거나 오픈 계획이 없는 브랜드는 점점 더 희소해지고 있다.

[땅집고]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 자료에 따르면 Z세대는 오프라인 클래스를 신청한 비율이 56%로, 다른 세대보다 더 높았다.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가 '체험형 매장'을 중시하는 이우로 풀이할 수 있다./조선DB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서는 이유 중 하나는 비용이다. 사업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틈새 고객을 찾는 것이 가능했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 광범위한 고객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치열한 시장에서 각 브랜드는 자신을 차별화하고자 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마케팅 비용 상승을 야기한다. 때문에 매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고객을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진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매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기 위해서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혁신적인 실험을 할 수 있지만, 고객이 매장이나 쇼룸을 찾는 것은 웹사이트 방문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억과 개인적인 경험을 심어준다. 때문에 이들은 이른바 ‘체험형 매장’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팬데믹 이전부터 체험형 매장을 선호해온 소비자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소비자는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보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때 더 많이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 유통 관련 조사 업체인 퍼스트 인사이트(First Insight)의 ‘쇼핑 습관 및 구매 행동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욱 충동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

[땅집고]작년 5월 서울 홍대입구에 들어선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1호점에 몰린 방문객들. 무신사는 "개점 사흘 만에 방문객 6500명, 누적 매출 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온라인으로만 매트리스를 판매하던 캐스퍼도 이 덕을 톡톡히 봤다. 캐스퍼는 2019년 뉴욕에 낮잠실을 갖춘 매장을 오픈했다. 방문객에게 사적이고 편안한 공간에 놓인 캐스퍼의 매트리스에서 45분간 휴식할 수 있도록 하는 컨셉이다. 고급 잠옷과 스킨케어, 명상 음악 등을 함께 제공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톡톡히 알렸다.

한국에서도 온라인에서 성장한 다양한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중 하나인 무신사는 작년 홍대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데 이어 강남에 2호점을 열었다.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했던 ‘직접 경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피팅룸에 특히 공을 들이고 브랜드 팝업 행사와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푸드 전문몰 쿠캣마켓,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 등도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온라인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는 기존 리테일 업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고객 이해도가 일반 업체보다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기반한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는 사이트 유저 습관, 클릭 패턴, 검색어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다. 데이터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매장 경험의 모든 측면을 맞춤화하고 혁신적인 레이아웃을 디자인하며,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는 독특한 순간을 설계할 능력을 갖췄다.

임대차 시장에서도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는 기존 리테일 브랜드보다 우위에 서는 추세다. 요즘 임대인들은 우수한 임차인을 찾아 독특한 쇼핑 경험을 통한 고객 유입에 방점을 두기 때문이다. 일부 임대인들은 흥미로운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턴키 옵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글=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BDS리서치팀 차장,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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