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세가율 103% 주상복합 등장…강동구 '깡통주택' 주의보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9.24 09:35
[땅집고]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넘어서는 역전세 현상이 지방 중소 도시와 수도권에 이어 서울 전세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조선DB


[땅집고]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근접해지는 ‘깡통전세’ ‘역전세’ 현상이 지방 중소 도시와 수도권에 이어 서울 전세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여파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보다 비싼 값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지방 중소도시에 국한된 문제로만 치부했지만 지금은 수도권을 넘어 서울 외곽 지역에도 이른바 ‘깡통전세’가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서울 외곽 중에서도 강서, 금천, 강동구 등에서 깡통전세 시그널이 가장 뚜렷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86.0%)와 금천구(84.1%), 강동구(81.8%), 강북구(80.3%)의 지난 1년간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은 8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어가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을 수 없는 ‘깡통전세’로 부른다. ‘역전세’는 전셋값이 아예 매매가격을 뛰어넘는 현상으로 깡통전세(전세가율 80~90%)보다 위험주택으로 분류된다. 땅집고가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서울 시내 주택 실태를 점검하고 투자·매매시 유의점에 대해 짚어본다.

■ 서울 강동구, 전세가율 100% 넘는 주상복합 등장

강동구는 본격적인 재건축 붐과 그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한때 강남 4구로 통했지만 최근 집값 하락으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연립·다세대주택의 최근 3개월 전세가율을 조사한 결과(9월 14일 기준), 강동구는 아파트 등 다른 주거형태에 비해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이 서울 25개 자치구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88.7%)는 광진구(86.5%)와 강서구(86.4%)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강동구 소재 주택 중 전세가율이 80%를 뛰어넘는 곳은 주상복합이다. 천호동 ‘신동아파밀리에’(230가구) 10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8월말 12억 3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초에 체결된 전세거래 보증금(10억원) 시세를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전세가율은 81%에 달한다. 이 단지 바로 옆에 있는 ‘한빛’(317가구) 78㎡는 올초 매매가 7억5000만원, 전세는 보증금 6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가율은 약 87%로 높게 나타났다.

전세가율이 100%를 넘는 역전세 단지 역시 주상복합에서 나왔다. 강동구 길동 ‘골드클래스’(29가구) 59㎡는 지난 5월 4억96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하지만 한달 뒤 동일 주택형은 5억 1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1400만원이나 높다. 전세가율은 103%로 나타났다.

[땅집고]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밀집지역./뉴스1


강동구 주요 아파트들의 전세가율은 75~80%로 형성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들은 주로 성내동과 길동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내동 ▲새한올림픽 ▲동남2차 ▲우성 ▲성내3차e편한세상 ▲CJ나인파크, 길동 ▲신암 ▲하이브 등이 요주의 대상이다.

■ 역세권 입지라고 안심은 금물…오피스텔·도생 가장 ‘약한 고리’

강동구에도 강서구, 금천구와 같이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비싼 역전세(전세가율이 100%이상)가 나타나는 지역이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길동역 주변의 일반상업지역 내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촌(村)이다.

강동구 길동의 도시형생활주택 '강동와이시티'(216가구) 13㎡는 지난 7월 1억19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한달 뒤 동일 주택형의 전세계약은 1억5000만원에 이뤄졌다. 전세가격이 매매가보다 3100만원이나 높은 역전세 거래인 셈이다. 이밖에 ▲아스테르 ▲동구햇살 ▲메트로아파텔 ▲다성이즈빌 ▲청광플러스원큐브3차 ▲강동큐브2차 등이 100%가 넘는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모두 강동역·길동역 역세권 단지에 해당한다.

[땅집고] 전세가율이 100%가 넘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 강동역, 길동역 역세권 일대 모습.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들이 밀집돼있다./네이버 지도


업계에서는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아 역전세 투자가 늘어나면 해당 단지 임차인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 주의해야 할 주거상품으로 생활형숙박시설과 도시형생활주택을 꼽는다.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빌라에 비해 선호도가 낮아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매매가격이 가장 먼저 빠지는 대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은 부동산 유형 중에서도 가격하락기에 하방위험이 더욱 큰 ‘약한 고리’”라며 “세입자들은 전세금보증보험을 가입하거나 권리관계의 선·후순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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