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6월에도 재미 못봤는데…규제지역 해제도 효과는 '글쎄'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2.09.23 11:51

[땅집고] 정부가 21일 서울과 수도권 중심부,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 지역의 규제지역 지정을 해제했다. 유래없는 거래절벽에 집값 하락세가 가파르자 지방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침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규제지역 해제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 6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곳들의 매매가격은 여전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고 미분양 물량도 쌓이고 있다. 서울·수도권 핵심지가 여전히 규제로 묶여있어 정부의 이번 조치에도 매수세가 늘지 않고 부동산 경기도 쉽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월 규제 완화 효과 없었다…대구 하락세 지속, 여·순·광도 반등 없고 미분양 쌓여

국토부는 지난 6월 30일 대구와 대전, 전남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지만 두 달 넘게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시 대구의 경우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고 나머지 7개 구·군에 대해 규제를 모두 풀었다. 그러나 집값은 두달 넘도록 하락세다. 22일 기준 부동산R114의 ‘대구 월별 아파트 매매 변동률 추이’에 따르면, 대구는 7월 -0.15%, 8월 -0.12%를 기록하면서 집값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달서구와 동구,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6월 규제지역이 해제된 17개 시군구 가운데 13곳의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집고] 지난 6월 규제가 해제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월별 변동률을 전달 말 대비 해당 월말 기준이다.(단위:%) /부동산R114 제공


미분양 주택도 쌓이는 추세다. 대구, 광양, 포항 등에서 미분양 주택 증가가 두드러졌다. 규제지역 해제만으로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7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물량은 7523가구로, 규제로 묶였던 전월 대비 12%(805가구)나 증가했다. 작년 말(1977가구)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전남 광양에서도 미분양 주택이 823가구로 급증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지난 7월 29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금리 인상 기조·경제 불확실성 커져 효과 제한적

국토부는 기존 규제지역 해제 효과를 검토한 뒤 21일 추가로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예상을 뛰어넘어 과감하게 규제지역을 해제한 배경에도 부동산 경기가 반전하거나 집값을 자극하는 요소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추가로 규제가 풀린 지역에서도 지난 6월에 규제가 풀렸던 지역과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땅집고] 부산 수영구 일대 전경. 21일 국토교통부는 부산 14개구 등을 포함해 지방 41곳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했다./조선DB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일부 지방에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규제 완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9월3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0.16%)보다 낙폭이 커진 -0.19%를 기록하며 20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자산 가격 조정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미국 연준에서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택 매입 수요가 증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방 규제 지역을 전면 해제하면서 추후에 해제 대상이 서울·수도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지만,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매수세가 크게 붙기는 어렵다”며 “서울·수도권은 풍선효과를 우려해 제외됐으나, 장기적으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등 침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 정부에서도 규제 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



화제의 뉴스

쇼핑몰 치우고 오피스 채운다…신도림 디큐브·한양대 엔터식스 용도전환
"올해 입주 신축도 가능" 1억대로 살 수 있는 인천 저평가 아파트 5곳
"주차장만 무너졌는데, 멀쩡한 아파트 왜 5천억씩 들여 재시공하나"
공공 매입임대 약정 건수 12만5천건 돌파…심의 통과는 3만5천건
"영종도에 K엔터시티 만든다" 한상드림아일랜드, 빌보드코리아와 제휴

오늘의 땅집GO

"주차장만 무너졌는데, 멀쩡한 아파트 왜 5천억 들여 재시공하나"
"올해 신축도 가능" 1억대로 살 수 있는 인천 저평가 단지 5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