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전이 평당 2000만원이요?"…'역대급 분양가' 초비상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2.09.21 08:18 수정 2022.09.21 13:14

[땅집고]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분양가가 역대급으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건축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가상한제 개편 등으로 아파트 분양 가격 오름세가 가파르다. 아파트 매수세가 사라지고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가 시장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전 최초 평당 2000만원…전주·울산도 최고 분양가 속출

분양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대전·전주·울산 등이다. 대전에서는 10월 분양을 앞둔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도안2-3지구) 분양가가 지역 최초로 평당 2000만원을 넘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분양가 심사 기관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13일 분양가를 2050만원을 상한으로 정해 통보했다. HUG가 통보한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 비용 등을 더하면 평당 분양가는 2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서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난 2~3년간 대전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긴 했지만 (평당) 2000만원이 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며 “수요자들이 선뜻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대전시 서구 우미린 트리쉐이드에서 지역 최초로 평당 분양가 2000만원이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대전시 전경./조선DB


전북 전주에서는 지난 7월 효자동 엘르디움(64가구)이 평당 분양가 1169만원을 기록하면서 전주지역 민간 택지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처음으로 평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반월동 세움 3차(1149만원), 에코시티 한양수자인(1190만원) 등이 잇따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만원을 돌파했다. 특히 에코시티 한양수자인은 공공택지 아파트 중에서 전주시 최초로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주 일대 주택 공급이 부족해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지고, 고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가격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HUG가 발표한 ‘8월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전월대비 1.14% 상승한 1469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전월보다 분양가격이 3.24% 하락하고, 수도권은 0.04% 소폭상승했으나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0.12%, 기타 지방은 2.87% 증가했다. 특히 울산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이 1년간 24.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분양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다.

■분양경기전망 역대 최저…건설업계 ‘진퇴양난’

주택 사업자들이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통계도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기준 43.7로 조사됐다. 전월(61.3)보다 17.6포인트 하락했다. 분양전망지수는 아파트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해당 지표가 100을 밑돌면 그만큼 분양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땅집고] 2022년 9월 전국 시도별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한 이후 올해 들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세종은 이달 33.3을 기록해 전달(80)보다 46.7포인트나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경북(70.0→42.1) ▲대전(68.4→56.5) ▲충북(62.5→35.7) ▲경남 (64.7→40.0) 등도 모두 하락했다.

올해 초부터 집값이 하향 조정되고, 대구를 중심으로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지만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 주택가격이 하락세인데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면 청약경쟁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건설업계는 자잿값 상승, 분상제 개편 등으로 분양가 상승 요인이 많아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분양가를 내리면 손실이 발생하고, 올리면 미분양이 날 수 있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담보로 받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조건에 일정 분양가 이상으로 분양해야 하는 조항이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인 조정이 어렵다”며 “부동산 상승기에 토지 매입을 비싸게 했기 때문에 저렴하게 팔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아진 분양 가격과 매매시장 하락 전망을 감안해 아파트 청약도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은 부담이 클 것이다”며 “대출을 활용해도 당분간 이자 부담이 크고, 자산 증식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미분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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