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저 연 3%대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15일 서울 등을 비롯한 수도권 시중은행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안심전환대출의 집값 조건이 3억원 이하여서 서울·수도권 일대 실수요자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비대면 접수 활성화, 출생년도 끝자리에 따라 접수 기간을 달리하는 5부제 시행 등에 따라 신청자가 분산된 측면도 있지만, 신청 자격이 까다로워 당분간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안심전환대출은 잇단 금리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를 3.7~4.0%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금융 상품이다. 주택 시세 4억원 이하, 부부 합산 소득은 7000만원 이하인 1주택자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신청할 수 있다.
안심전환대출 사전 안내 사이트를 방문했던 사람이 20일간 35만여 명에 이르렀지만, 신청 첫날 큰 혼란은 없었다. 꾸준히 고객이 들어오는 예금 창구에 비해 대출 창구는 텅 빈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몰릴 줄 알고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영업점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라며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부산, 광주 등 지방 영업점도 방문 고객 중 신청자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지방 시중은행에서는 일부 상담 고객 중 소득 요건이 맞지 않아 돌아간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은 영업점이 한산했던 원인에 대해 정부의 ‘주택 가격 제한’ 정책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부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주택가격 기준을 ‘4억원 이하’로 정했다. 과거 2015·2019년 ‘9억원 이하’였던 기준을 크게 강화한 것이다. 소득기준도 2019년 부부합산소득 연 85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기준을 더 높였다. 자격 요건을 강화하자 과거 안심전환대출 때처럼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은행 영업점에 줄을 서거나 직원들이 야근을 하는 일이 되풀이하지 않게 된 것이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신청 조건에 해당하는 주택 자체가 적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6200만원이며,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2100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격의 하위 20% 평균이 5억8195만원이라는 점에서 안심전환대출의 기준치를 크게 웃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어 안심전환대출 조건에 부합하는 대상자가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은 다음 달 17일까지 계속된다. 주택 시세가 3억원 이하는 차주는 이달 30일까지, 시세 4억원 이상인 차주는 다음 달 6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대출 신청액이 예산 규모인 25조원에 못 미치면 기준 주택가격을 높여가면서 추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