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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던 꼬마빌딩 인기도 시들…이럴 때 명심해야 할 투자법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9.14 12:30
[땅집고] 서울 마포구 대흥동 소재 꼬마빌딩.사진은 본문과 무관.


[땅집고] 경기도 의정부시에 5층 건물을 보유 중인 40대 A씨는 매달 대출 이자로 60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5년 전 건물을 매입하며 받은 대출액은 약 18억 원. 당시 연 2%대 후반에 이르던 대출 금리가 최근 4%를 넘으며 적자를 보기 시작했다. 그는 “월 임대수익이 550만원인데, 대출 이자로 600만원을 내야해 적자를 보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A씨가 보유한 건물의 시세는 35억원 정도이지만, 감정가격(30억 원)보다도 낮은 28억원에 매각하려고 해도 매수자 입질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만 해도 ‘없어서 못산다’고 했던 꼬마빌딩의 인기가 최근 급격히 시들해지고 있다.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감정가보다 낮은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강남 등 서울 주요지역에서도 시장 침체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투자 환경이 변하는 만큼, 꼬마 빌딩도 맹목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땅집고] 서울 중랑구 면목동 소재 한 꼬마빌딩. 사진은 본문과 무관./이웰에셋


꼬마빌딩은 건물 전체를 소유권 하나로 거래할 수 있는 일반 건물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수익형 부동산을 지칭한다. 건물 규모나 층수, 거래 가격 등에 따라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일반적으로 연면적 3000㎡ 이하, 5층 전후 규모로 50억원 이내 가격대를 형성하는 부동산이다. 최근 몇년간 저금리 기조 속에 저렴한 대출, 가격 추가 상승 기대감 등이 작용하며 단기간 가격이 급등하고 큰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금리 급등기를 맞으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빌딩 소유주들이 급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서울 노원구의 5층 건물을 50억원대에 매입한 B씨는 지난달 건물을 급매로 내놨다. B씨의 매각 희망가격은 70억원으로 약 85억원 정도인 현 시세는 물론 감정가격인 75억원보다도 낮다.

B씨는 “매입 당시 대출 25억원을 받았는데, 연 9500만원 정도였던 이자 부담이 최근 1억5000만원을 넘었다”며 “아직 임대료 수익이 이자 부담보다 높지만, 한 층에서라도 공실이 발생하면 적자를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주변 상가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는 연간 1억8000 만원 정도인데, 임대료 수익은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는 데 반해 금리가 급등하면서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빌딩을 매입하려던 수요자들 역시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올초부터 종로 인근 60억원 규모의 꼬마빌딩 매입을 계획하던 C씨는 이달 들어 마음을 바꿨다. 현금 20억원과 대출 40억원을 합해 빌딩을 사들이려 했지만, 올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빌딩 가격이 조정받자 매수타이밍을 늦추고 있다. C씨는 “건물 임대 수익은 매년 1억3400만원가량인데 대출 금리를 4%로 잡아도 이자만 매년 1억600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급매와 경매물건을 동시에 보면서 매수 타이밍을 보고있다”고 했다.

올 연말쯤에는 꼬마빌딩 시장 침체가 강남권까지 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남권은 하락장에서도 가격 방어가 가능한 지역이지만, 추가 금리 인상으로 서울 외곽부터 꼬마빌딩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면 도미노처럼 강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토지건물 정보업체 밸류맵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강남권 꼬마빌딩은 연 30~40%의 상승률을 보이며 가격이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올 상반기 강남3구 꼬마빌딩 3.3㎡(1평)당 평균 가격은 4305만원으로 전년 동기(4633만원) 대비 7~8%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금리 급등기에 빌딩 투자에 있어서 전략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땅집고 자문단은 “금리 인상기에는 잃지 않는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 투자 환경이 급격히 변화한 만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명확한 입지 분석없이 섣불리 매수에 나섰다간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는 시점에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비슷한 입지의 매물이라면 보증금 비율이 높아서 초기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는 빌딩이거나 서울 핵심 상권 내 대로변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대형 빌딩 뒷골목에 있는 꼬마빌딩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투자상황이 악조건일수록 철저하게 호재 지역을 분석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서울 내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면서 땅값이 오르고 활성화되는 지역, 개발 규제가 완화되는 서울 구도심 꼬마빌딩 값은 여전히 상승 중이다. 도심 변화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곳의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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