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초호화 유람선 개조한 국내 유일 선박 호텔, 갑자기 망한 이유가…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9.14 07:51
[땅집고]지난해 태풍 `매미`로 좌초됐던 부산 해상관광호텔 페리스플로텔의 인양 작업이 2004년 6월 이뤄지고 있다./김용우 기자


[땅집고] “우리나라에 해상호텔이 있었다고요? 상상만 해도 멋지고 힙할 거 같은데 왜 없어졌을까요?”

부산 해운대 동백섬 입구 앞바다에 있던 선박 호텔 ‘페리스 플로텔’에 대한 얘기다. 호텔법인 ㈜동남해상관광호텔이 1996년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7800t급 호화 유람선을 개조해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관광호텔이다. 2002년 7월 오픈했으며, 스위트룸과 객실 53실을 비롯해 선박 특성을 살린 선박 위층 갑판 노천 해수수영장과 사우나시설, 선텐 수영장 등을 갖춰 ‘부산의 명물’로 불렸다.

그러나 그 다음 해인 2003년 배가 돌연 뒤집히며 호텔 영업이 중단됐다. 해상호텔을 뒤집은 범인은 바로 2003년 9월 북상한 태풍 ‘매미’다. 당시 매미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태풍 바람에 의해 배는 60도 각도로 쓰러지며 2000t가량의 물이 선수에 고이는 사고가 났다.

[땅집고]동남해상관광호텔은 2002년7월 관광특구인 해운대 우동 동백섬 입구쪽 바다 위에 선박을 개조해 만든 '페리스 플로텔'(Ferris Flotel)을 개관했다./김용우 기자


배는 1년 넘게 뒤집힌 채로 방치됐고, 하루아침에 해운대 앞바다의 명물에서 처치곤란한 흉물 신세가 되고 말았다. ㈜동남해상관광호텔 측은 2004년께 새로운 배를 들여온 뒤 내부수리를 거쳐 2006년 말부터 새 해상호텔을 운영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기존의 배 도입과 선박 인양에만 3억여 원이 드는 등 자금난과 경영난을 겪으며 새로운 해상호텔과 페리스 플로텔 철거 계획 모두 무산되고 만다.

결국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흉물은 끝내 해체 처리됐다. 페리스 플로텔이 위치한 곳이 바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백섬에 인접해 있어 당시 회의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 뒤집어진 배를 미관상 빨리 치워야 했던 것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태풍 매미의 위력에 대해서는 공포감을 드러내면서도, 국내 유일의 해상관광호텔이 없어진 데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게시글에는 “매미 이후에 저 배 근처 지나갔는데 기울어진 선체에서 유리창 떨어져서 위험했던 게 생각난다” “계속 영업했으면 우리나라 명물로 남았을 텐데 아쉽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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