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가 급격한 집값 하락과 거래절벽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지거나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해제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가 주택 실수요자의 편의를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과제 중 하나라는 의미다.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는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 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심리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면서 일각에선 시장 경착륙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마지막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3% 하락,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는 15억원 초과 대출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대출한도 확대가 자칫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금지 해제는 당장 고가 아파트를 가진 부자들에게 혜택을 가져다주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무적으로도 예민한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정부는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 폐지 방안을 추진한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정부는 시장 상황·주택 수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부동산 제도의 질서 있는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15억원 초과 대출금지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 협의가 이뤄지거나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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