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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고 아파트 사세요"…7년 전 분양 마케팅이 주목받는 이유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9.01 07:00
[땅집고]수도권 등지에 걸린 '살아보고 사세요' 플래카드./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아파트 몇 년 살아보고 사세요.”

불과 몇 년 전 부동산 시장 불황기 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플래카드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형태인 아파트를 구입하기에 앞서 먼저 살아보고 이후에 살지 말지를 결정하라는 내용이다.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서 침체국면으로 돌아서자 과거 주택 불황기 시절 상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플래카드에 대한 내용은 작년 6월 카카오 TV의 주식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에 나왔다. 당시 출연자 김프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맹신을 우려하면서 플래카드에 대해 말했다. 작년 6월은 부동산 불장이 최고점에 달하던 시점이다.

김 프로는 “여러분은 집값이 오르는 것만 기억하지만, 2015년 초까지 서울 육교나 길거리에 가장 많은 플래카드가 바로 ‘살아보고 사세요’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불패’라는 말을 하지만, 부동산도 사이클이 있다”며 “저 플래카드가 돌 당시에는 ‘지금 집 사라고 하는 건 친구도 아니다’라는 내용의 유튜브가 흥했었다”고 덧붙였다.

‘살아보고 사세요’라는 플래카드는 2012~2013년 ‘불 꺼진 아파트’에 대한 자구책으로 건설사들이 도입한 이른바 ‘프리리빙제’다. 프리리빙제란 아파트 분양가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고 2~3년간 산 뒤 매매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애프터리빙제, 리스크프리제, 분양조건부전세 등 명칭은 다양하다. 준공 후 미분양이 심각하던 시절, 프리리빙제 아파트는 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했다.

[땅집고]작년 6월 방영된 카카오 TV의 주식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의 캡쳐본./온라인 커뮤니티


프리리빙제는 2009년께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마케팅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임차 후 매입’(Rent-to-Buy)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은 고급 아파트를 사고 싶지만, 워낙 고가라 당장 결정이 어려운 수요자가 늘면서 이 같은 마케팅이 인기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파격 마케팅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최근 부동산 사이클이 호황기를 거쳐 다시 불황기로 접어들면서 건설사들이 다시 프리리빙제를 소환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건설업계에서는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프리리빙제가 부활하긴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프리리빙제를 시행했던 A건설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건설사 내부적으로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는 기능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성을 따져서 사업을 진행한다”며 “무리하게 판촉하기 보다는 분양성 좋은 정비사업에 비중을 둘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파트 브랜드를 따지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프리리빙제를 시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다만 대형건설사가 아닌 주택 사업만 하는 중견 건설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프리리빙제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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