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제2의 둔촌주공 사태' 번지나…삼익그린2차 재건축 점입가경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8.29 04:08
[땅집고]법원은 지난 16일 '삼익그린2차' 해임 집행부에서 제출한 대의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비대위


[땅집고] 조합 집행부와 대의원·일부 조합원으로 구성된 비대위 간의 갈등으로 중단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6월 해임된 집행부가 조합을 상대로 대의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비대위 측 인사가 새로운 보궐이사 겸 조합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면서다.

이에 멈춰섰던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익그린맨션2차는 둔춘주공에 이어 서울 동남권 재건축 최대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단지다.

[땅집고]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네이버부동산


■법원 ‘대의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기각…새 조합장 직무대행 선출

23일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16일 해임 집행부가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총회 무효 소송과 해임총회 무효 가처분, 대의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등 총 3건의 소송 가운데, 대의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나머지 2건은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원 결과가 나오자 조합은 17일 9차 대의원회를 열고 최상호 보궐이사 겸 조합장 직무대행을 선출했다. 최 조합장 직무대행은 집행부에 맞서 대의원과 일부 조합원이 구성한 비대위 측 인사다. 최 조합장 직무대행은 선출 직후 공문을 통해 “조합장 직무대행의 승인 없이 사무실 점거·조합 명의로 문자를 보내거나 카페에 글을 올리는 행위·이사회 개최·협력업체에 업무 지시나 관여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 보고나 승인 없는 조합비 사용은 횡령에 해당할 수 있음을 통보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합 카페나 대표 번호, 통장 등을 전부 해임 집행부가 가지고 있다. 비대위 측은 해임 집행부는 직무 권한이 없는데도 막무가내식 버티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 조합장 직무대행은 “해임 집행부는 지난 6월18일 이후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면서 “조합 통장이 자신들한테 있는데도 7월 월급을 받아 가지 않았다. 집행부가 아닌 상태에서 조합원 돈을 쓰면 횡령으로 잡혀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땅집고]조합장·이사 등 집행부와 대의원 간 갈등으로 멈춰서 있는 '삼익그린2차' 재건축 사업./비대위


■집행부·대의원 갈등에 재건축 올스톱…‘제2 둔촌주공 사태’ 우려

삼익그린맨션2차는 1983년 준공한 240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작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지난 3월 2차 정밀안전진단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으로 통과해 일사천리로 사업이 추진되는 듯 했으나, 조합원 간 내홍이 격화하면서 사업이 멈춰섰다.

갈등은 당시 집행부가 임의로 변경한 조합 정관에서부터 시작했다. 비대위 측에서는 집행부가 자체적으로 정관을 변경해 조합 임원직을 맡을 수 없는 상가 소유주를 이사로 임명한 점, 조합 해산 뒤 잔여 재산을 지정된 자에게 귀속한다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잔여재산을 조합원에게 귀속시키고 상가지분율을 표준 정관대로 1대1로 하자는 건데 집행부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다.

이후 비대위가 집행부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혐의와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이후 양측이 각각 해임 총회를 여는 등 극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5월 조합장 사퇴, 6월 8차 대의원회를 통한 집행부 이사 5인 해임 등을 거쳐 현재 집행부 공석 상태가 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사 중단 장기화로 치닫고 있는 제2의 둔촌주공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해임 집행부 “아직 소송 진행 중”…해임총회 무효 땐 다시 원점

조합원들은 법원 결과와 새로운 조합장 직무대행 선출을 계기로 빠르게 조합장을 선출하고 이번 갈등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조합장 직무대행은 “7월 말 조합원들이 조합장 선출을 위한 조합 총회를 발의했기 때문에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상 두 달 이내로 조합총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조합총회에는 기존 집행부 해임에 대한 안건도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임 집행부는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갈등 상황은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임 집행부의 현대석 상근이사는 조합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현재 조합임원 해임총회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 총회의 무효를 법원에서 검토 중”이라면서 “아직 법원의 검토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정관상 조합장 직무대행은 상근이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의 해임총회가 무효로 판명되면 대의원회에서 선출한 조합장 직무대행은 적법하지 않게 된다. 행정처리가 되지 않았음에도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 해임총회 무효 소송과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조합장 직무대행 선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조합장 선출 전에 해임총회 무효 결과가 나오면 갈등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재건축 사업은 다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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