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우리나라 대표 놀이동산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 가면 ‘매직아일랜드’가 있다.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롯데사(社)가 석촌호수에 조성한 인공섬이다.
석촌호수 전체 면적(21만7850㎡)의 약 10%인 1만9191㎡ 크기의 매직아일랜드에는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단번에 땅으로 내리꽂는 ‘자이로드롭’, 황금색 돔이 솟아오른 기암괴석을 뚫고 질주하는 롤러코스터 ‘아틀란티스’ 등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들이 가득해 매년 800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매직아일랜드가 들어선 석촌호수는 서울시 송파구가 보유한 공유재산이다. 롯데측이 공유재산을 공짜로 사용하지는 않을 터, 당연히 연간 사용료를 송파구에 지불하고 있다. 그렇다면 롯데가 석촌호수를 이용하는 대가로 어느 정도의 돈을 지불하고 있을까.
경향신문이 송파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송파구는 호텔롯데로부터 송파나루근린공원(석촌호수) 이용료로 총 84억원을 받았다. 이를 한 달치로 계산하면 7억원에 달한다. 즉 롯데월드는 석촌호수에 띄운 매직아일랜드를 운영하면서 송파구에 ‘호수 월세’(?)로만 7억원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억대 이용료’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용료는 롯데월드의 매출액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새발의 피) 수준이다. 롯데월드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이 1244억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석촌호수 이용료(7억원X6개월)는 매출액의 3%에 그친다.
롯데월드의 석촌호수 이용료는 매년 공시지가 상승폭에 연동해 오르는 추세다. 연도별로 ▲2018년 72억4000원 ▲2019년 74억원8000만원 ▲2020년78억9000만원 ▲2021년 81억3000만원 등이다. 연간 이용료는 송파구청에 일시불로 납부된다.
롯데월드가 매년 지불하고 있는 석촌호수 이용료에는 토지를 점유하면서 발생하는 비용과 건축물 사용료를 비롯해, 호수점용료, 공원관리부담금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에 롯데월드는 석촌호수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4년 SNS에서 큰 화제를 몰았던 ‘러버덕’ 이벤트다. 석촌호수에 높이 16.5m에 달하는 노란색 대형 고무 오리 인형을 띄워 젊은층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한편 송파구와의 계약에 따라 롯데월드가 매직아일랜드를 이용할 수 있는 기한은 2024년 3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만료 전인 내년에 송파구는 석촌호수를 이용할 사업자 입찰 공고를 다시 낼 예정이다. 만약 롯데월드가 해당 공고에 입찰하지 않거나 다른 사업자가 이용 계약하는 경우, 롯데월드는 석촌호수 위 인공섬에 조성한 매직아일랜드 놀이기구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월드를 구성하는 시설 중 매직아일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롯데월드가 송파구와 석촌호수 이용 계약을 어떻게든 연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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