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와, 꼬마빌딩 가격이 20년 만에 16배가 넘게 뛰었다고요? 돈 벌려면 결국은 부동산인가 싶네요.”
농구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서장훈이 2000년 경매로 28억원에 매입한 서울 강남의 빌딩값이 현재 최소 450억원으로 뛴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년 사이에 16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심지어 현재 시세 또한 정확한 가격이 아니고 입지나 일대 상권의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빌딩 가치는 더 뛸 수도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장훈이 소유한 빌딩은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다보빌딩이다. 1986년11년 준공한 지하 2층~지상 5층 노후 빌딩이다. 대지면적 376.9㎡, 연면적 1474.9㎡ 규모로 주변 빌딩보다 사이즈가 작은 ‘꼬마빌딩’이다.
입지도 좋다. 건물은 강남대로와 남부순환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 있고, 서울지하철 3호선 양재역 2번 출구에서 7m,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바로 앞 양재역에 신분당선이 개통하면서 ‘더블 역세권’이 됐다.
서장훈은 2000년 경매를 통해 이 건물을 28억1700만원에 매입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많은 빌딩들이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나오던 시기였다. 업계에 따르면 서장훈의 비책은 단순히 건물을 ‘잘’ 산 데에 그치지 않는다.
서장훈은 통상 건물주들이 많이 선택하는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진행해 기존의 옥외전광판을 지켜내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였다. 최근 지자체가 도로미관 등을 이유로 신축 건물의 옥외광고판 설치를 불허하면서 옥외광고판이 말 그대로 ‘귀한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이 빌딩의 옥외광고판 값어치는 1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서장훈은 옥외 광고판 운영권을 넘기고 대관료를 받기 때문에 직접 수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보빌딩에는 치킨집, 치과, 병원 등이 입점해 있다. 월 임대료만 3500만~4000만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서장훈은 수년 전부터 임대료를 거의 올리지 않아 임차인이 바뀌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그동안 서장훈이 20년 넘게 보유하면서 건물 가치를 정확하게 책정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빌딩 바로 뒤편에 위치한 건물이 약 467억원에 매물로 나오면서 서장훈 빌딩의 가치도 추산할 수 있게 됐다.
서장훈의 빌딩 가치가 얼마나 치솟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용적률은 265%이지만, 다보빌딩이 위치한 지역은 상업지역이어서 최대 800%까지 건물을 높일 수 있다. 신축 시에는 현재 시세보다 2배 더 높아질 수 있다.
서장훈은 이 외에도 동작구 흑석동과 마포구 서교동 건물을 한 채씩 더 보유하고 있다. 흑석동 빌딩은 2005년에 58억원에, 서교동 빌딩은 2019년 140억원에 각각 매입했다. 현재 서장훈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최소 700억원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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