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주택가격이 3월 대선 이후 넉달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올해 2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이 전달 대비 0.09% 하락했다. 지난 3월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을 불러왔던 대선 영향으로 서울 집값이 계속 상승 또는 보합세를 유지했는데,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4개월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6월 대비 0.22% 하락했다. 전달(-0.08%) 대비 낙폭이 확대됐다. 2019년 4월(-0.40%)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기도 하다.
구별로 보면 상계·중계동에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0.45%)와, 저가 주택이 몰려 있는 도봉·방학동을 낀 도봉구(-0.32%) 하락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가 0.09% 올랐지만 강남구는 0.02% 떨어졌다. 대통령실 이전 및 국제업무지구 개발 호재를 끼고 있는 용산구는 집값이 0.05% 올랐다.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달 0.08% 하락하면서 전달(-0.01%)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0.05%에서 -0.16%으로, 인천은 -0.14%에서 지난달 -0.26%로 각각 집값 하락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 남부 지역 위주로 하락폭이 커졌다. 인천은 입주 물량이 늘면서 매물이 증가해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매시장 뿐 아니라 전세시장도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전달(-0.02%) 대비 0.0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전세시장에서 재계약 수요는 늘어난 반면, 신규 계약 수요는 감소하면서 물건이 쌓이고 전세보증금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월세 가격은 상승세다. 최근 금리가 인상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이자보다 월세 가격이 저렴해진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주택 월세 가격은 6월 0.06% 상승했는데 7월에는 0.07%로 상승폭이 커졌다. 아파트는 0.24%에서 0.25%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국 주택 월세가격은 6월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0.16% 상승했다. 아파트 월세는 전달 대비 0.22% 상승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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