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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40km 다 갈아엎을 판…부산 황당무계한 신도시 공사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8.15 09:16 수정 2022.08.15 15:20
[땅집고] 2016년 6월 1일 부산 강서구 명지 에코델타시티 부지./김종호 기자


[땅집고] 부산 강서구 일대에 조성 중인 대규모 신도시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이하 에코델타시티)에서 도로 포장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지구 내 도로를 깔면서 40여㎞ 구간에 도시가스관을 묻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 결국 가스관을 묻으려면 기존 도로를 다 뜯어내야 해 이중 굴착과 재포장에 따른 비용 낭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공공기관과 가스사업자가 서로 눈치보다가 시민들만 피해보게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내년 말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가스배관 공사가 늦어지면 입주 초기 생활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행정기관과 가스사업자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에코델타시티는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도시공사가 함께 조성하는 서부산권 대규모 신도시 사업이다. 국가하천인 낙동강변을 정비해 주거·상업·R&D(연구개발)·물류 등 혁신 산업 생태계를 갖춘 친환경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지 1177만㎡(약356만평)에 주택 약 3만가구가 들어서고 인구 7만6000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 완공 목표로 총 사업비만 6조6051억원이 투입돼 ‘해운대의 라이벌’ ‘서부산의 신흥 부촌(富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땅집고] 에코델타시티 사업대상지./조선DB


그런데 에코델타시티 부지에 깔린 도로 중 41㎞가 도시가스관 매립 없이 포장까지 완료됐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에코델타시티 내 계획된 도로 총 길이(102㎞)의 약 40%에 달한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상하수도와 오수, 우수관은 물론 전기선과 통신선 관로는 모두 매설을 마쳤지만 가스관만 매립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에코델타시티의 사업시행을 맡은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는 "공구별 공사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로 포장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에코델타시티 기반시설협의체를 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017년부터 부산도시가스(SK E&S)측에 토목 및 도로 포장 일정을 고지하고 도시가스관 매립 요청 등 수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부산도시가스가 공사 협의에 응하지 않아 가스관을 뺀 채로 포장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땅집고] 부산 강서구에 조성되는 '에코델타시티' 완공 후 예상모습./부산시


부산도시가스는 “일부 협의에 응답하지 못한 이유는 집단에너지 사업자 선정이 늦어져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부산도시가스는 지난해 말에야 가스관 매립을 위한 설계용역에 들어갔고, 실시설계와 굴착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치면 빨라야 내년 초부터 가스관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도시가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에야 산업부로부터 집단에너지 사업자 지정을 받았다"며 "집단사업자 선정 이전에 가스관을 먼저 설치하면 도시 계획에 맞지 않는 설비가 조성될 수 있어 사업타당성 검토 측면에서 준비가 늦어졌다”고 했다. 부산도시가스는 내년 초 가스관 설치 공사에 들어가 12월 입주에 지장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가 책임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내년 말 에코델타시티 입주시점에 난방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가스관을 매립하려면 신도시 준공 전에 도로 포장을 걷어내고 다시 포장 공사를 해야 한다. 중복 비용 문제도 발생한다. 다만 이 비용은 부산도시가스가 부담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에코델타시티 내 도로 이중 굴착 문제는 민관 협의가 매우 아쉬운 사례”라며 “입주민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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