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이후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온데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자 저가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 노원구였다.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다. 반면 대출에 영향이 거의 없는 15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는 수억에서 수십억원씩 가격이 올랐다.

■ 6억원 이하, 또는 15억원 초과 아파트만 거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일인 5월 10일을 전후한 5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신고 건수는 총 3246건이다. 이 가운데 실거래가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39.6%(1286건)로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직전 3개월(2~4월) 거래(4149건)에서 6억원 이하(1444건) 비중이 34.8%였던 것에 비해 5%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아예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는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5~7월 17.7%(574건)로 직전 3개월의 17.9%(745건)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와 아예 대출을 못 받는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금리 인상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0㎡는 지난 5월 110억원에 거래됐고 ‘르가든더메인한남’ 225㎡, 269㎡는 5월과 6월에 각각 90억원에 매매됐다. 재건축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는 최근 석 달 간 56억∼71억원대의 높은 금액으로 7건이나 거래됐다.

■ ‘노원구’ 6억원 이하 거래 가장 많아…작년 대비 1억 넘게 떨어져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순수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노원구와 도봉구였다.

노원구의 경우 이 기간 4억~6억원 이하 거래가 총 70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동 상계주공16단지 58㎡가 6억원에 거래됐고 은빛 1단지 58㎡가 5억5000만원, 하계동 건영 53㎡가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들 거래는 모두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하락한 거래였다. 노원구는 60㎡ 이하 초소형 아파트들이 많아 내집마련을 나서는 젊은 층에게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대부분 재건축을 준비하는 아파트가 많아 지난 몇 년간 투자 수요가 크게 몰리며 집값이 상승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매가 늘며 낮은 가격에 거래가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계주공 16단지 58㎡의 경우 지난해 9월 7억4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1억원 넘게 하락해 6억원에 팔렸다. 은빛1단지 58㎡도 올해 4월에는 6억1500만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4억5000만원, 5억5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계동 건영 아파트도 4~5월 6억5000만원이던 주택이 7월 5억7000만원에 팔렸다. 도봉구에서는 방학동 신동아아파트2단지 84㎡가 5억9000만원, 창동 창동주공1단지 41㎡가 5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보다 3000만원, 4000만원씩 각각 하락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7월까지는 대출 규제와 대출 이자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졌다”며 “다만 7월 정부의 세율 조정으로 다주택자 중과세 압박이 사라질 전망이고, 8월부터는 생애최초 대상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80% 완화해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관점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의 공급 대책도 남아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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