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사흘째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침수뿐 아니라 산사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폭우 속 발생한 산사태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라오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아프리카TV BJ 파이는 자신의 채널에 공지를 통해 “집이 산사태로 무너지고 있다. 일단 인명 피해는 없고 강아지들도 무사하다. 집이 계속 무너지고 있어서 대피 중”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이 집은 파이가 작년 10월께 이사온 경기도 인근의 전원주택이다. 당시 파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집은 넓은 내부와 정원에서 도심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 바비큐가 가능한 정자, 야외 수영장 등을 갖춘 럭셔리 저택이다. 그런데 산사태를 겪으면서 집은 순식간에 처참한 모습으로 변했다.
당시 파이 집 산사태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BJ 전하는 “영화로만 보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정말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전하는 “강아지가 2층에 갇혀서 데리고 오는 와중에 산사태가 한 번 더 나서 죽기 살기로 뛰어서 살았다. 뛰어서 내려오자마자 2층은 바로 산사태로 뒤덮여서 조금만 늦었어도 진짜 죽을 뻔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하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흙으로 엉망이 된 집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층 거실은 산에서 흘러내린 흙이 잔뜩 쌓여 있고, 1층 거실로 이어지는 2층 계단은 아예 흙으로 꽉 차서 이곳이 계단이었는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외부도 심각하다. 건물의 절반 가까이가 토사물에 묻혀있는 모습이다.
이번 폭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된 남성이 숨졌으며, 강원 횡성에서도 산사태로 매몰됐던 70대 1명이 실종자로 분류됐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산 피해도 크다.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현천리, 홍천군 북방면 북방리·도사곡리에서 주택 12채가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피해 인명피해는 적은 상황이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경문고 후문 쪽에 있는 동산이 무너지면서 교내로 토사가 유입되는 사건도 있었다. 방학이라 학교는 비어 있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과 중부지방 집중 호우로 총 29개 학교와 기관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연일 쏟아지면서 정부에서도 산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림청은 10일 오전 11시께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산사태위기경보 단계를 ‘경계’로 올려 발령했다. 산림청이 발령하는 산사태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경계’는 가장 위험한 ‘심각’ 바로 아래 단계다. 산림청은 문자를 통해 “산사태취약지역 주민, 방문객 등 위험지역에 계신 분들은 입산 금지 및 산에서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대피 바란다”고 밝혔다.
9일 오전 7시 기준 서울 노원구·관악구, 경기도 가평·양주·의정부·광명·군포·부천, 강원도 춘천·횡성·원주·평창에 산사태 경보가 내려져 있다. 노원구청은 같은날 오후 상계·중계동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산사태 경보보다 한 단계 낮은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진 곳들도 많다. 지역별로는 서울 양천·구로·금천 등 7개, 경기도 연천·철원·하남·여주 등 17개, 강원도 홍천·정선·철원, 충북 음성, 충남 아산 등 33개 시군구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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