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저금리 현상이 지속하면서 자산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들의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152조원 수준으로 전체 운용자산(AUM) 대비 약 10% 늘어났다. 5년 전(5.6%)보다 2배 가까운 성장률이다. 국민연금의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 역시 2018년 25조원에서 작년 38조원으로 매년 부동산 투자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오피스를 매수할 경우, 대출 없이 투자 원금으로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출을 활용해 매입한다. 저금리 시기에는 대출을 활용했을 때 수익률이 더 높다. 그러나 고금리 시기에 대출을 이용할 경우엔 수익률이 낮아지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회복을 위해 급격히 증가한 유동성과 최근에 수직상승한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한때 0%대 기준금리였던 우리나라도 2020년 5월을 시작으로 올 7월까지 총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해 들어서는 3차례나 금리를 올렸으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금리인상 시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분당권역의 오피스 거래 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는 CBD(도심권역)보다는 GBD(강남권역), BBD(분당권역)·기타 권역에서의 대형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GBD(강남권역)에서는 강남역 인근에 있는 에이플러스에셋타워가 4300억원에 매각됐다. 평단가 4752만원을 기록하면서 강남권역의 최고가는 물론 시장 전체에서 역대 최고 평단가를 갱신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번 거래에 국내 IT 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최근 GBD 공실률이 제로(0%)에 가까워질 정도로 활황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일반 기업 또한 대형 오피스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강남P타워는 4245억원, 역삼 멀티캠퍼스빌딩은 2580억원, 에이프로스퀘어는 3070억원에 매각되는 등 다수의 거래가 이뤄졌다.
BBD에서는 판교 알파리움타워가 약 1조원에 거래됐는데, 평단가 2945만원로 권역 내 역대 최고 평단가를 기록했다. 판교 오피스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분당으로 수요가 이어지면서 분당M타워도 2700억원에 매각됐다. 기타 권역에서는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 사옥이 약 1조2000억원에 매각됐다. 국내 게임회사와 운용사가 손잡고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코어(Core)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캡레이트(자본환원율)는 보합 또는 일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는 CBD의 콘코디언, 종로타워, 종로플레이스, 타워8, YBD의 IFC 등 대형 거래들이 진행 중이거나 매각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오피스 투자 시장은 부동산 투자로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기조, 임대 시장의 활황과 함께 견조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글=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팀장,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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