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300병상급 종합병원 유치? 의왕시 터무니없다"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2.08.05 08:36 수정 2022.08.05 08:48

[땅집고] 무산 위기에 놓였던 의왕 백운밸리 종합병원 유치 계획이 석달 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의왕시가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사업자 선정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이 구체화할 조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2년 동안 100병상급의 종합병원 유치도 못한 의왕시가 300병상 종합병원을 무슨 수로 유치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땅집고] 김성제 의왕시장과 백운밸리 입주자대표회 회장이 3일 의왕시청 중회의실에서 백운밸리 내 종합병원 유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의왕시 제공


김성제 의왕시장은 3일 백운밸리 입주자대표회 회장들과 만나 연말까지 백운밸리 내 종합병원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2년 반 내 종합병원 건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300병상 이상을 보유한 종합병원 건립은 김 시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김 시장은 이날 “종합병원은 비수익 사업에 가깝지만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어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며 “사업자가 종합병원 운영을 위한 주거비율 변화 등 행정절차가 필요할 경우 업무협조를 하는 등 올해 말까지 제한적 입찰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백운밸리 내 의료복합시설 용지(1만9557㎡)는 2016년부터 공급공고를 냈으나 총 4차례 유찰됐다. 이에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7년 6월 해당부지 용도를 의료시설에서 일부 상가와 오피스텔 등 제1·제2종 근린생활시설도 입주할 수 있게 변경했다. 의료부지 용지가 당초 70%에서 30%로 축소되고, 수익성 위주의 주거(오피스텔)비율은 30%에서 70%로 높아졌다.

[땅집고] 종합병원 부지로 예정했던 백운밸리 지식문화지원시설4부지(왼쪽)가 텅 비어있다. /박기홍 기자


사업시행자인 의왕백운PFV는 용도변경 후 땅값이 크게 오른 해당부지를 1300억원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기반시설을 주거시설로 바꿔 수익만 극대화한다는 비판에 매각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결국 의왕백운PFV는 지난 1일 종합병원 유치에 관한 타당성 분석 및 기본계획 연구용역 실시에 나섰다.

☞관련기사: "의왕 첫 종합병원? 땅 1300억에 팔아요"…주민 분노 폭발

일각에서는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유치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유치하려면 연면적 약 1만평에 토지·건축비·의료설비 등을 포함해 약 2000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운밸리 종합병원 부지는 약6000평(1만955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의왕백운PFV에 참여한 민간주주사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실현 가능성이 낮다.

지난 5월 무산 위기에 놓였던 백운밸리 종합병원 유치를 재추진하기 위해 의왕도시공사와 의왕백운PFV, 종합병원유치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200병상’급의 종합병원을 유치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진봉균 백운밸리 종합병원유치 비상대책위원장은 “종합병원 유치 의지에 대해선 환영하지만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계획”이라며 “협약서를 체결할 당시 약속한 종합병원만을 유치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조차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왕시가 용적률을 700%까지 높여 시설 규모를 확대한다는 것도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의료부지의 층수제한과 고속도로와 인접한 정온시설 입지제한구역이라 10층 이내 건축만 가능한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용적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의왕백운PFV 관계자는 “의왕시 인구나 주변 의료기관 상황을 감안할 때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종합병원 유치는 사업 초기부터 의료재단과 협의해 설계와 운영 등을 확정지어야 하나 이대로 추진했다간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병원 유치가 또 다시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운밸리 종합병원 유치는 의왕시 주민 숙원사업이다. 경기도 전체 26개 시(市) 중 의왕시와 여주시 두 곳에만 상급 종합병원이 없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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