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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선 다시 뚫린다며!"…의왕·안양 집값, 날개 없는 추락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8.03 16:10 수정 2022.08.04 10:25

[수도권 주택시장 긴급진단] ④‘인동선 사업 재개’ 소식에도…살아날 줄 모르는 의왕·안양 집값

[땅집고] 인덕원~동탄선 노선도./국토교통부


[땅집고] “인동선이 죽다 살아났지만 집값은 살리지 못했다.”

수도권 남부 핵심 전철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인덕원~동탄선(이하 인동선) 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되살아났지만 경기 의왕과 안양 일대 주택 시장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동선은 지난 6월 감사원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수요예측 재조사를 통보하며 사업이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이 여파로 의왕과 안양 일대 집값이 직격탄을 맞고 수억원씩 급락했다. 7월 들어 기재부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로 결론 내면서 인동선 사업은 재개됐지만, 아파트 값은 이전의 가격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전망을 두고 시장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현지에선 인동선 사업이 재개된만큼 향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교통 호재가 집값에 재반영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편다. 반면 전문가들은 “인동선 사업 악재 소식에 뒤이어 맞물린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확산 등으로 수도권 주택 시장이 강하게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의왕과 안양 집값 회복은 쉽사리 단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관련기사] 사업 전면 재검토 위기…월판선·인동선 개통 안갯속으로

[땅집고] 서울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향후 인덕원역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과 인덕원~동탄선(인동선) 등 총 3개 노선이 지나가는 주요역이 될 전망이다./온라인 커뮤니티


■인동선 사업 재개에도 급락한 집값 ‘꿈쩍’도 안해

인동선은 경기 안양시 인덕원에서 화성 동탄신도시를 잇는 복선전철이다. 수도권 남부 대규모 주거지역인 광교, 영통, 동탄2신도시 등을 잇는다. 총 길이 38.3km로 10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1공구(공정률 3.7%)만 공사 중이다. 나머지 9개 공구는 공사 방식 등을 두고 지역사회와 협의 중이거나 설계 단계에 있다. 당초 계획은 2026년 개통이 목표였다.

감사원은 지난 5월 31일 기재부와 국토부에 인동선 수요예측 재조사를 통보했다. 사업 타당성 조사 당시에는 동탄 1·2호선 사업이 추진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수요 예측이 진행됐는데, 갑자기 동탄 1·2호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수요 예측에 변동이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인동선 수요 예측은 동탄 1·2호선 사업이 추진되지 않는 경우 하루 이용객 21만8798명(2031년 기준)으로 예상됐다. 동탄1·2호선을 진행하는 경우 이 숫자는 17만4701명(약20%)으로 확 줄어든다. 이로 인해 ▲경제성 ▲정책성 ▲지역낙후도 평가를 합산한 종합점수(AHP)도 기존 0.513점에서 기준점(0.5)을 밑도는 0.458점으로 낮아진다.

사업성이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인동선 총 사업비 증액 문제도 기름을 부었다. 당초 2조8329억원이었던 총 사업비가 인건비와 자재값 인상 등 여파로 3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사원은 국토부에 “재조사에 비용과 수익성을 감안하라”며 사실상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 집값 최대 4억원 급락…곡소리 나는 의왕·안양

인동선 무산 위기 소식이 퍼지면서 지난 6월부터 의왕과 안양 아파트 값은 수억원씩 뚝뚝 떨어졌다. 인동선 사업이 무산되면 최대 교통 호재로 꼽히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추가 정차 계획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값 급락세가 가팔랐다. 심형석 IAU 교수는 “업계에서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 인동선과 월곶~판교선(월판선)이 들어서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GTX-C 인덕원역 추가 정차를 결정했는데, 인동선이 무산 위기를 겪으며 GTX-C노선 추가 정차도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문제 인식이 커졌다”고 했다.

다행히 한달만에 기재부가 인동선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행정절차인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로 결론내면서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인동선 무산소식이 들려왔던 6월 이후 하락했던 의왕과 안양 아파트 값은 여전히 이전의 가격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인동선,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결정…공사 중단 위기 모면

안양과 의왕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지난해에는 웃돈을 주고 사겠다는 매수자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문의마저 완전히 끊겼다”며 “작년 교통 호재로 누렸던 집값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왕시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1위(38.56%)였다. 안양 동안구(33.7%) 역시 전국 순위권에 들었다.

실제로 최근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84㎡(이하 전용면적)는 12억8300만원에 팔려 1년 새 3억원 넘게 곤두박질쳤다. 이 아파트는 GTX-C노선 추가 정차 기대감이 높아지던 지난해 6월 최고가인 16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포일동 최고가 단지에 올랐다. GTX-C 인덕원역 추가 정차 발표가 났을 때 호가는 20억원까지 뛰기도 했다.

안양 동안구에서는 집값이 최고 40%까지 하락한 단지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안양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84㎡는 지난해 8월 12억4000만원(16층)으로 최고가를 찍었다가 최근 2개월간 7억4500만원(2층), 8억6000만원(18층)으로 급락했다. 1년여 만에 집값이 거의 30~40%가 빠졌다. 동안구 관양동 '인덕원마을삼성'은 지난해 9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올 3월 8억5600만원에 손바뀜한 뒤 거래가 끊겼다.

[땅집고] 경기 안양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주완중 기자

■ “의왕·안양 조정 불가피…공급도 많아 투자 주의해야”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의왕시 신축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가 주변 단지까지 확산하는 연쇄 하락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포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축 역세권 대장주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지면 인근 구축 아파트까지 연쇄 하락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의왕·안양 주택 시장의 조정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땅집고 자문단은 “의왕과 안양은 지난해 4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집값이 워낙 가파르게 올라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교통 악재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과천 등지에 입주 물량이 늘고, 주변에 입지와 접근성이 뛰어난 신도시가 계속 들어서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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