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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대박 내볼까?"…새 주인 만난 유명호텔들 변신 중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7.31 09:43
[땅집고]호주건설이 작년 말 4100억원에 매입한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네이버호텔


[땅집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악화로 국내 유명 호텔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호텔을 인수한 뒤 주거시설이나 오피스로 변신을 꾀하는 사업에 부동산 큰손들이 몰리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최고조였던 지난해부터 호텔에 대한 투자 규모는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늘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컬리어스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총 호텔 투자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2조원대였던 전년도에 비해 약 80% 상승했다.

/컬리어스


작년부터 올해까지 매각된 중대형 호텔은 모두 8건에 달한다. 이지스자산운용운 작년 말 서울 남산 인근 5성급 호텔인 밀레니엄 힐튼호텔을 약 1조1000억원에 사들였다. 케펠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5성급 호텔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을 매입했고, 경영난을 겪던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은 4100억원에 팔리며 올해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밖에 강남 르메르디앙, 서초 쉐라톤 팔래스 강남, 글래드 라이브 강남 등도 매각됐다.

눈에 띄는 건 매각된 호텔 부지 8건 중 5건은 오피스텔 등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개발 업계가 최근 부동산 트렌드가 변하면서 장사가 안되는 호텔 대신 고급 주거시설이나 오피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돈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입지는 정해져 있는데 그런 입지에는 새로운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자 ‘아파트 대체재’로 하이엔드 오피스텔 같은 고급 주거시설을 찾는 것”이라면서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가구 수는 적지만, 입지가 좋고 주거 생활 서비스가 좋다. 또 아파트와 달리 청약 문턱이 낮고 자금조달계획서가 필요하지 않아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지하철 9호선, 도산대로·청담·강남·논현·서초 등 강남권역 일대의 호텔 다수가 하이엔드 오피스텔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청담 프리마호텔도 하이엔드 오피스텔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예인 아이유가 130억원에 분양받아 화제가 된 강남구 에테르노청담은 현대건설이 호텔을 최고급 주거시설로 바꿔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며 “이후로 강남권역 일대 호텔이 너도나도 하이엔드 주거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 들어 건축비·금리 인상,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호텔 매각 시장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진행 중인 호텔 부지 개발 속도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현주 컬리어스인터내셔널 이사는 “용도변경을 목적으로 호텔 부지를 적극적으로 사던 디벨로퍼들이 올해 들어서는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부지 매입은 의사결정을 보류하고, 이미 사들인 부지에서의 개발 계획도 속도를 늦추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공급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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