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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아파트 월 310만원?"…'울며 겨자먹기' 오피스텔 월세行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7.21 13:44 수정 2022.07.21 13:48
[땅집고]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월세 관련 게시물. 작성자는 오피스텔 전세와 월세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묻는 투표를 올렸다. 총 51명의 투표자 중 62.7%에 달하는 32명이 전세가 아닌 월세를 선택했다. /블라인드



[땅집고] “신혼집 구하는 중인데요. 요즘 금리가 너무 높다 보니 대출 없이 월세로 살려고 하는데 아파트는 월세가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이 오피스텔 월세를 알아보는 중이에요.”

최근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의 경우 월세가격이 이미 천장을 뚫고 고공행진 중이다. 이에 보유 현금이 적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오피스텔, 빌라 등 월세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땅집고]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부동산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박상훈 기자


전용 85㎡ 기준으로 학군지나 일자리를 갖춘 단지의 경우 월세가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서울의 대표 학군지이자 재건축 단지인 강남 대치동 ‘은마’는 현재 전용 85㎡ 월세 호가가 보증금 1억원에 250만원까지 올라 있다. 월세 100만원 밑은 보증금이 7억원 선까지 올라 사실상 반전세 개념이다. 인근 ‘대치쌍용2차’ 전용 85㎡ 월세 매물 중에는 호가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60만원인 물건도 있다.

대치동의 허준 허준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은마는 워낙 낡아 전월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도 금리가 오르면서 1억원 당 30만원에서 35만원, 40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초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오른 것”이라면서 “연말에는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지금보다 20만원, 30만원 정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세는 인기가 떨어졌다. 허 대표는 “전세 거래는 잘 안되고 있다. 세입자들은 다달이 내는 월세나 전세 자체에 부담을 느껴 전월세를 많이들 찾는다”고 덧붙였다.

직주 근접성을 갖춘 경기도 일대 월셋값도 2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원3단지푸르지오’ 전용 85㎡는 지난 6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70만원에 계약했다. 인근 ‘판교원9단지한림풀에버’ 같은 평형 저층의 경우, 이달 보증금 8000만원에 240만원에 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85㎡는 이달 보증금 2억원에 230만원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단지 같은 평형은 지난 5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10만원까지 치솟았다.

[땅집고]6월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 추이./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월세가 치솟으면서 서민층 세입자들은 자연스럽게 오피스텔 월세로 몰리고 있다. 아파트만큼은 아니더라도 주거 쾌적성을 갖춘 오피스텔로 이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오피스텔 월세와 관련한 게시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이 신혼집으로 오피스텔 전세와 월세를 고민하는 글을 올리자 댓글 5개 중 4개는 월세를 추천하는 내용이었다. 네티즌들은 “요새 대출금리 높게 가느니 월세를 간다” “월세가 대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면서 월세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 가격 변동률은 전달보다 0.18% 올랐다. 이는 부동산원이 오피스텔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용산·종로구 등 도심권(0.25%)이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 4구 가 있는 동남권이 0.23%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원은 “수도권 오피스텔 월세 시장은 전세가격과 금리 상승에 따른 월세 유입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역세권 단지는 직장인 수요 증가로 전월 대비 0.14%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큰 고금리 시대에는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세입자에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 변동금리는 계속 변하지만, 월세 계약을 맺으면 임대차 3법의 전월세 상한제에 따라 4년 동안 임대료 5% 상승폭이 한정된다”며 “금리 인상이 확실한 상황에서 월세를 잘 활용하면 다달이 나가는 눈먼 돈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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