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진짜 기가 차네"…아파트 출입구 막은 '기막힌 벽돌탑'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2.07.15 07:33 수정 2022.07.16 08:47
[땅집고] 의정부시 용현동 탑석 센트럴자이 출입구 앞. 도로 위에 벽돌구조물이 설치돼 왕복2차선 중 1차선이 막히게 됐다.


[땅집고] “입주 7개월이나 지났는데 아파트 출입구가 갑자기 막혔다니까요. 뉴스에 나올 법한 일이 우리 단지에서 일어나다니 황당합니다”

지난 12일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탑석 센트럴자이’ 아파트 3번 게이트 앞 출입구. 흰색 승용차 1대가 중앙선을 넘어 아파트로 진입하려는 순간, 주차장에서 나오던 다른 차량과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왕복 2차로인데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도로 위에 튀어나온 벽돌 구조물 탓이다. 아파트 출입구에서 만난 입주민 강모(43)씨는 “이달 초쯤 도로에 삼각형 모양 벽돌탑이 세워지면서 차량 통행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며 “밤에는 사고 위험이 있어서 운전자와 학부모 걱정이 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벽돌 구조물은 지난 1일 설치했다. 아파트 입주자 등에 따르면 주말 사이 인부 두 명이 와서 작업을 하는가 싶더니 60㎝ 높이 삼각형 모양 벽돌을 쌓아놓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알고보니 의정부시가 해당 부지를 수용하지 못해서 생긴 일인데, 현지에서는 토지 소유주의 전형적인 알박기 행태로 보고 있다.

[땅집고] 지난 6월 촬영된 의정부 탑석 센트럴자이 출입구 앞 사진. 최근에서 설치된 도로 위 벽돌 구조물이 보이지 않는다./네이버 지도 캡처


탑석 센트럴자이는 총 16개동 2573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의정부시에서 가구 수가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그런데 입주 7개월이나 지났는데 느닷없이 출입구 앞 차선이 막혀버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해당 부지는 의정부시가 아파트 준공 전 수용했어야 하는데 준공 직전인 2021년 9월에야 수용이 안된 사실을 파악하는 바람에 예산 문제로 아직까지 매입하지 못한 것. 윤영문 입주자대표회장은 “출입구 앞 땅 문제가 해결이 안 돼 아파트도 부분 준공이 났다”며 “상식을 벗어난 행위인데 시에서는 사유지라 강제로 철거할 수 없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의정부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의정부시가 다른 시보다 공무원 인사이동이 잦아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런 어이없는 문제가 종종 생긴다”며 “도로 알박기도 마찬가지다. 2020년까지만 파악했어도 조치가 미리 이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의정부 용현동 탑석 센트럴자이./다음 로드뷰


알박기 부지 면적은 6㎡, 두 평 정도다. 의정부시는 이른 시일 내에 소유주와 협의해 매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출입구 일대 매입이 필요한 부지 면적은 약 150㎡다. 우선, 입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벽돌 구조물이 설치된 땅을 평당 1000만원 안팎의 시세에 맞춰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협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입주 후 한참 지나서야 벽돌 구조물이 설치된 이유는 최근 해당 부지의 토지 소유주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A법인이 단독 소유하던 해당 부지는 인근에 B건물주가 가세해 공유지분 형태로 바뀌었다. 도로 위 알박기 행위는 지난 8일 소유권 등기를 마친 법인·개인 토지 소유주들이 권리 행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정부시는 전형적인 알박기 형태인지 파악 중이다. 보상금 협상이 지연될 경우 현 상황이 지속돼 입주민들은 당분간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땅집고] 탑석 센트럴 자이 출입구에 설치된 벽돌 구조물. 한 차선을 완전히 막고 있다.


탑석 센트럴자이는 용현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도로 위 알박기로 인해 부분 준공이 나면서 아파트를 다 짓고도 조합도 해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500여 조합원들은 매달 조합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임시 사용승인이면 등기가 안 나지만 조합원이 부분 준공을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해 다행히 등기에 문제는 없다”며 “다만 조합 해산이 불가능해지면서 운영 관련 비용 지출이 적지 않아 조합원도 피해를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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