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종특별자치시에 첫 민간분양 사전청약 아파트를 공급한다.
세종시 집현동 4-2생활권 H3 구역에 들어서는 ‘세종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는 지하 2층~지상 20층 3개 동에 총 301가구다. 이 중 사전청약으로 아파트 272가구를 분양한다.
사전청약제도는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주택의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제도로 세종시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8일 특별공급 시작으로 20일까지 1·2순위 모집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27일이다. 본 청약일은 2024년 4월, 입주 예정일은 2026년 7월이다.
세종시는 지난 2년 동안 집값이 44% 상승해 전국에서 압도적인 상승률을 보였지만 올 들어 집값이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세종시 아파트값은 3.65% 떨어져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사전청약 단지의 추정 분양가는 세종시 집값보다 1억원 이상 낮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 단지는 맞은편으로 금강이 흐르고 세종의사당 예정 부지, 세종시공동캠퍼스, 세종테크노밸리 등이 가까워 예비 청약자 관심이 높다.
■금강·세종의사당 가까워…BRT정거장 걸어서 10분
이 아파트는 세종시에서 금강을 중심으로 동쪽에 조성 중인 4-2 생활권에 들어선다. 4-2 생활권은 세종시에서 대학·연구기관·산업시설을 집중 육성하는 지역이다. 현재 주거시설은 거의 들어찼고 교육기관과 테크노밸리가 조성 중이다. 시는 4-2 생활권에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 등 융복합 분야 산·학·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단지 북측 1km 거리에 160만㎡ 규모로 서울대를 포함한 6개(서울대·충북대·공주대·충남대·한밭대·KDI국제정책대학원) 대학이 모인 ‘세종시공동캠퍼스’가 들어선다. 사업비 2000억원 규모로 학생 정원은 최대 4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2024년 개교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각급 학교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걸어서 8분(500m) 이내 거리에 집현유치원, 집현초등학교, 집현중학교, 반곡고등학교 등이 있다.
아파트 서쪽에는 안산 자락이 이어지고 금강이 흐른다. 금강에 놓인 햇무리교를 넘어가면 중앙·행정 기능이 집적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S-1생활권이 나온다. 이 부지에는 2027년 세종의사당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회사무처는 이미 설계비 147억원을 들여 세종의사당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다만 이 아파트에서 세종시 곳곳을 이동할만한 교통 시설이 많지 않다는 것은 단점이다. 수도권 신도시와 달리 세종시에는 지하철이 전혀 없다. 자가용 차량 없이 시내를 이동하기 어렵다. 이 아파트에서 대형마트인 이마트 세종점까지 이동하려면 자가용 차량으로 13분, 버스로 40분 정도 각각 걸린다. 그나마 도보 10분 거리에 세종시 유일한 대중 교통수단인 간선급행버스(BRT) 정류장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세종시 아파트는 BRT정류장까지 거리에 따라 집값 차이가 크다.
향후 교통망은 계속 확충될 예정이다. 세종시에도 광역철도망이 들어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대전~세종~충북을 잇는 광역철도 계획을 발표했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청주에서 세종시까지 이동시간이 80분→30분으로 줄고, KTX 오송역·청주국제공항 이용도 편리해진다. 다만 역은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생겨 이 단지에서 이용하려면 버스를 갈아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향 배치에 복층 설계…4베이 판상형 가구수 적어
이 아파트는 주상복합 단지로 3개 동을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주목할 점은 주택형이다. 일반적인 아파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평면이 많다. 전면에 거실과 방 2개 또는 3개를 나란히 배치해 통풍, 채광, 환기 기능이 우수한 4베이(Bay) 판상형은 59·84·91A㎡에 한정됐다. 각각 47가구, 24가구, 11가구로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84B·C㎡(86가구) 주택형은 특이하게 복층형으로 공급된다. 이 주택형들은 1층에 주방과 거실, 베란다가 있고 2층에 방3개와 화장실 2개가 배치된 구조다.
주변에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인데 단지 자체가 주상복합이기 때문에 향후 편의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단지 동쪽에는 세종테크밸리가 조성 중이다. 테크노밸리 내에 상업시설이 대거 입주 중이어서 상권이 발달할 전망이다.
■전용 84㎡ 4억5000만원…주변 집값보다 분양가 낮아
최근 세종시 집값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이 단지는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사전청약 분양가가 시세보다 훨씬 낮다. 3.3㎡(1평)당 1342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60~70% 수준이다. 추정 분양가는 ▲59㎡ 3억1600만~3억1900만원 ▲84㎡ 4억4700만~4억5000만원 ▲91㎡ 4억8500만~4억8600만원이다. 본 청약까지 분양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입주 후 주변 시세에 맞춰 아파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단지 주변에 있는 ‘수루배마을1단지’ 84㎡는 작년 9억7500만원보다 1억원쯤 떨어진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하락한 가격이 사전청약 단지 분양가의 2배 수준이다. ‘수루배마을 4단지’ 59㎡는 작년에 6억7500만원까지 올랐다가 올해 5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9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던 84㎡는 올해 6억9500만원에 팔렸다. ‘수루배마을 6단지’ 59㎡는 지난해 6억2500만원까지 상승했다가, 올해는 4억60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땅집고 자문단은 “세종시 아파트가 하락세라고 해도 이번 사전청약 단지의 분양가가 워낙 낮아 경쟁력이 있다”며 “사전청약은 입지 별로 경쟁률에 차이가 나지만, 세종시의 경우 입지가 우수하고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데다 본청약 기간까지 입주권을 갖고 있다가 사전당첨자 지위를 포기해도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많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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