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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 단행…"집값, 침체의 늪 빠지긴 힘들 것"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2.07.13 12:28 수정 2022.07.13 13:41
[땅집고]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땅집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연 2.25%로 높였다. 한은이 1950년 설립 이후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의 이번 조치로 우리 경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하반기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의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1.75%에서 2.25%로 올렸다. 추가 인상도 예고되면서 올 연말 3.00%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까지 부담하면서까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주택시장은 거래관망 속에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이 대체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2% 돌파는 금리부담의 임계점을 지나는 것으로, 이번 인상으로 주택시장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임대차3법 시행 만 2년을 맞아 세입자의 탈 전세 내집마련과 대출규제 대폭 완화로 생애최초구입자의 저가 매수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올해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이 예고되어 있어 가격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임대차 시장은 보증부월세를 포함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세대출이자 부담이 월세이율 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4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전월세 전환율은 전국 5.7%, 서울이 4.8%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가 5% 중후반을 나타낸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이율이 더 낮은 경우가 발생한다”며 “임대인의 보증금 증액요구를 전세자금 대출로 해결하기보다 자발적 월세로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하는만큼 전체적으로 집값이 하락해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면 국가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주택 거래는 위축될 것이고, 이는 민간 건설투자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주택시장은 지역별 수요 등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을 막으려고 금리 인상을 지속하다가 경기가 침체하고 고용지표가 악화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정부가 마냥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특히 이번 빅스텝 단행으로 한·미 간 금리역전이 일어났기 때문에 외자 유출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우리나라 사정 뿐 아니라 다른 나라 환율이나 이자율 등의 차이를 살펴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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