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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역대급 전세대란?…"이자 너무하네" 세입자들 월세行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7.13 07:21 수정 2022.07.13 07:47
[땅집고]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창문에 나붙은 매물 안내문. / 박상훈 기자


[땅집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소위 임대차 2법 시행 2년을 맞는 올 8월이면 주택 시장에 이른바 전세 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전세 매물 수급에 비교적 여유가 있다. 지난 2~3년간 전세금이 급등하고 금리 인상까지 겹쳐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갈아타는 세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올라온 서울 전세 매물은 2만9365건으로 지난해 7월6일(1만9852건)과 비교해 47.9% 늘었다. 경기는 2만997건에서 3만9871건으로 89.8%, 인천은 4523건에서 1만169건으로 124.8% 각각 증가했다. 서울은 25개구 모두 전세 매물이 증가했다. 관악구(178.4%), 용산구(160.4%), 서대문구(159.2%), 동대문구(146.8%) 순으로 매물이 많다.

그러나 전세는 매물만 늘었을 뿐 가격이 낮아지지는 않았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신규 전세 계약을 맺을 때 집주인들이 4년 동안 오를 보증금을 한꺼번에 받아두려고 하는 경향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4억6920만원으로 임대차 2법 시행 전인 2020년 7월 3억3737만원보다 1억3183만원(39.1%) 올랐다. 서울은 같은 기간 4억9922만원에서 6억7792만원으로 1억7870만원(35.7%) 가까이 상승했다.

법정 전월세 전환율을 고려하면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보다 월세가 유리해진 측면도 있다. 현재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연 5%대까지 상승했다. 이를 적용하면 1억원을 대출했을 때 이자는 연간 5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월세로 전환할 경우 1억원 대비 3.75%(기준금리 1.75%+대통령령으로 정한 이율 2.0%)인 375만원만 더 부담하면 된다.

[땅집고] 서울 임대차거래 중 월세 비중. / 직방, 조선DB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월세 전환율보다 높아졌다”며 “거주 지역을 반드시 유지하고 싶은 수요자라면 반전세나 월세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실제로 월세 거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 1~4월 전체 임대차계약 중 월세 계약 비중은 51.6%로 조사됐다.

문제는 월세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오르고 있어 임차인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2020년만 해도 100을 넘지 않았는데, 올해 5월 102.5까지 올랐다. 지역별로 올해 1~5월 아파트 월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도봉구(1.23%), 강북구(1.19%), 성동구(1.07%), 영등포구(0.8%) 순이었다.

영등포구 스마트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여름 전세 매물이 부족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재는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 전세금이 많이 올라 올해는 오름세가 주춤해졌고 월세는 전세금을 따라 오르는 추세”라고 했다.

올해 일부 지역 신규 월세 계약을 살펴보면 작년보다 월 100만원 이상 오른 경우도 있다. 영등포구 당산동4가 ‘당산롯데캐슬프레스티지’ 전용 84㎡는 올해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8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월 임대료 18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월세만 100만원 상승했다. 신길동 ‘신길파크자이’ 전용 84㎡는 올해 1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75만원에 계약됐다. 작년에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는 200만~225만원 수준이었다.

서울 도봉구 창동 ‘창동2차현대’ 전용 84㎡는 지난해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67만원이었는데, 올해 신규 월세 계약은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140만원으로 2배 이상 치솟았다. 현재 월세 매물 호가는 보증금 2억원에 130만원 수준이다.

지난달 21일 정부는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리는 집주인에게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한 2년 실거주 의무를 없애는 ‘상생 임대인’ 제도를 내놨다. 하지만 금리와 물가가 계속 높아지는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세를 놔서 목돈을 받아봐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지만 월세로 돌리면 가격도 더 높게 부를 수 있다”며 “전세대란 위험은 낮아졌지만 임차인 주거비 부담이 낮아지거나 전월세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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