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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여긴 10배 뛰었다!…강릉 땅값, 그야말로 대폭등

뉴스 강릉=박기람 기자
입력 2022.07.12 12:01 수정 2022.07.12 14:16

[발품 리포트] 관광객 몰리며 땅값 치솟는 강릉

[땅집고] 지난 2일 '강릉 카페거리'로 유명한 강릉시 안목해변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박기람 기자


[땅집고] “이번 방학에 친구랑 멋진 추억을 만들려고 무작정 서울역에서 KTX(고속철도) 타고 강릉에 놀러왔어요. 인스타에 강릉을 검색했더니 안목해변 카페거리가 피드에 제일 많이 뜨더라고요. KTX 강릉역이랑도 가깝고….”(20대 여대생 강모씨)

지난 2일 찾은 강원도 강릉시 안목해변 일대. 바닷가를 따라 화려한 외관을 갖춘 대형 카페와 식당이 밀집한 강릉 대표 관광지 ‘커피거리’가 있는 곳이다. 해수욕장 개장 전(7월9일 개장)인데도 주말을 맞아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가벼운 짐을 든 젊은 여성 관광객이 많았는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풍광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KTX를 타고 온 관광객이라고 했다.

[땅집고] 주말인 지난 2일 낮 강릉시 안목해변 메인 거리에 차가 빽빽히 들어차 있다. /박기람 기자


최근 국내 여행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강릉·속초 등 동해안 주요 관광지 땅값도 치솟고 있다. 동해안 중에서도 강릉의 상승세가 매섭다. 강릉은 바다를 낀 빼어난 관광자원을 갖춘 데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비롯해 동해안 바닷가 거점 지역 중 거의 유일하게 KTX 역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강릉에서 10년째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는 이모씨는 “강릉은 KTX가 닿고, 도로망이 좋아진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이 오히려 늘었다”면서 “주말에는 수도권에서 넘어온 차들로 택시를 몰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땅집고] 안목해변 뒤쪽 토지 매물. /네이버부동산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경치 좋은 바닷가 인근 토지 중심으로 땅값이 쭉쭉 오르고 있다. 강릉에서도 대표 상권으로 꼽히는 안목해변 일대는 토지 매물이 씨가 말라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3.3㎡(1평)당 400만~500만원대였으나 지금은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실제로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안목해변 일대 매물은 4건 밖에 없다. 이 중 토지를 뜻하는 ‘대’는 두 곳뿐이고, 해안가와 가까운 곳은 한 곳이다. 해당 물건은 강릉시 견소동에 있는데 앞 건물에 가려 해안가를 바로 보긴 힘든 위치다. 연면적 366㎡에 호가가 22억2000만원이다. 바다를 보기 힘든데도 평당 2005만원선이다.

안목해변 인근 소나무공인중개사사무소 권대영 실장은 “안목해변 메인 도로 주변 토지는 파는 사람은 없고, 사려는 사람만 늘고 있다”면서 “스타벅스를 기점으로 하는 메인거리에서 바닷가와 인접해 바다가 보이는 부지는 평당 기본 2500만원부터 시작한다. 평당 최고 4800만원을 요구하는 매물도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강릉 사천진해변가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은 초대형 카페 '곳'. 건물 옥상에 있는 이른바 '천국의 계단'으로 불리는 SNS 사진 스폿에서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박기람 기자


[땅집고] 강릉에서 가장 큰 카페 '곳'의 내부. 워낙 찾는 손님이 많아 앉을 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박기람 기자


강릉에서 뜰 조짐이 보이는 바닷가 땅값은 천정부지다. 강릉 사천진 해변이 대표적. 사천진 해변은 경포대까지 차로 5분 정도, 강릉시내에서는 차로 10분 정도 각각 떨어져 있다. 경포대나 안목해변보다 덜 알려져 지금까지는 일부 서핑족들만 찾는 조용한 바닷가다.

사천진해변 일대에는 3층짜리 카페 ‘곳’이 가장 유명하다. 주차장 부지를 포함해 규모가 1000평에 달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카페 건물주가 240억원에 건물과 땅을 함께 팔겠다고 내놓았다. 평당 2400만원 수준이다. 강릉시의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공식적인 매물로 등록된 건 아니지만 건물주가 이 정도 가격이면 팔겠다고 밝힌 상태다. 건물 가격은 20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땅값”이라고 밝혔다.

사천진해변 인근 행복한복덕방공인중개사무소 최제일 대표는 “해변가 일대 땅값은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고, 대표성 있는 토지 호가는 계속 뛰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일단 바닷가라면 토지 가격이 3년 전보다 3~5배 뛰었고, 바닷가 주변 토지도 최소 2배 뛰었다고 보고 있다.


밸류맵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강릉시 사천면 일대 토지 거래 건수는 273건으로 전년(760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평당가는 57만6912원에서 69만5233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전문가들은 강릉 시장 전망이 밝긴 해도 부동산 냉각기인 점을 감안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경제 전망이 좋지 않아 확실하게 사람이 몰리는 입지를 잡거나 독보적인 콘텐츠를 확보하지 않으면 이윤을 얻기 쉽지 않다”면서 “이제 땅만 사서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시대는 끝났다. 입지나 콘텐츠가 확실한 매물이 급매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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