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국 최대 규모 테라스하우스 단지로 개발 중인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정릉골재개발구역(이하 정릉골구역)이 시공사 선정을 마치면서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해 지난 6월19일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포스코건설은 단지명을 ‘르테라스757’로 제안했다.
정릉골 구역은 성북구 정릉동 757 일대로 대지면적 15만1791㎡(약 4만5997평)에 지하 2층~지상 4층 테라스 하우스 81개동, 1411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59㎡ 377가구 ▲74㎡ 46가구 ▲84㎡ 907가구 ▲96㎡ 8가구 ▲114㎡ 64가구 ▲165㎡ 9가구 등이다. 조합원은 총 635명이고 임대 물량이 없어 일반 분양이 770여가구에 달한다.
정릉골구역은 서울에서 유일한 단지형 타운하우스다. 도심에 보기드문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 교통, 학군, 상업시설도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주변 시세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다만 단독주택이어서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 1종 일반주거지역이라 추후 재건축이 어렵다는 점 등은 염두에 둬야 한다.
■ 서울 도심의 유일한 테라스하우스…학군·상권·교통 좋아
정릉골은 1960~1970년대 서울 도심 개발로 밀려난 철거민들이 강제 이주해 만든 주거지다. 북한산 자락에 있어 2003년까지 개발제한구역이었다가 풀렸고, 2008년 특별경관관리지역 시범사업구역으로 지정돼 공동주택 개발을 추진했다. 당시 정릉골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소유주 80% 가량이 외지인으로 손바뀜했다. 하지만 자연경관지구여서 신축 주택의 경우 4층 이하(용적률 150%)로 제한되자, 사업성이 떨어져 공동주택 개발은 무산됐다.
이후 2012년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2017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사업이 본격화했다. 지난해 12월 사업시행인가도 받았고, 올 하반기 감정평가를 진행해 내년 초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입주는 2026년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빈 집이 70% 정도여서 주민 이주는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라스하우스는 매력적인 자연 환경을 갖춘 대신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좋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릉골구역은 교통, 편의시설, 학교 모두 지척에 있다. 경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이 100m 정도 떨어진 역세권이다. 2024년 개통 예정인 강북횡단선 국민대역도 1km 정도 떨어져 있다.
정릉골구역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창덕초, 정릉초, 고대부중 등이 있다. 고려대, 국민대도 멀지 않아 상권도 발달한 편이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미아점 등 대형 상업시설도 구역 반경 2km 이내에 있다. 구역 동측으로 정릉천을 끼고 있다.
■84㎡ 실투자금 4억~5억 필요…지금이 매수 적기?
정릉골구역 조합 측이 지난해 추정분담금을 계산한 결과, 전용 84㎡ 한 채를 받으려면 조합원 평균 분양가인 6억2100만원에 웃돈 4억원을 합한 1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최근 자재비 등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조합원 분양가가 6억5000만~6억9000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실수요자라면 대지지분이 큰 매물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시공사가 대지지분에 대한 감정평가액(권리가액)의100%를 이주비로 대출해주기 때문에 감정평가액을 높게 받을수록 실투자금이 적게 든다는 것. 황세훈 정릉호박부동산 대표는 “현재 대지지분 60평짜리 매매가가 10억원인데 추후 추가분담금은 1억원 내외일 것이고 감정평가액이 5억~6억원 정도”라며 “매매가에서 감정평가액을 뺀 4억~5억원 정도가 실투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조합원들은 계약금, 중도금 없이 잔금 때 분담금 100%를 납부해야 해 초기 부담금도 적다.
주변 구축 단지에 비해 시세는 저렴한 편이다. 현재 인근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골든힐스(길음뉴타운11단지, 2019년 준공) 84㎡ 호가가 11억5000만원, 두산위브(길음뉴타운7단지, 2010년 준공)가 13억원 정도인데 1억~2억원 정도 저렴하다.
다만 시공사가 선정 이후 거래는 뜸하다. 황 대표는 “작년까지는 물건이 없어서 손님이 대기했다가 몇 달에 한번씩 거래됐는데 지금은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문의만 많고 거래는 없다”며 “이 구역은 2018년 1월 24일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내년 관리처분인가 이후 거래가 불가능해 추후 이주비 대출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현재가 매수 적기”라고 말했다.
■ 코로나19 여파 타운하우스 선호도 높아…환금성은 글쎄
업계에서는 정릉골구역은 서울에서 유일한 테라스하우스여서 희소가치가 높아 완공 후 대장 단지가 될 것이라고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교외에 있는 타운하우스와 달리 도심 자연녹지지역은 희소성이 높아 오히려 고층으로 지었을 경우 시장가치가 낮아질 것”이라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밀집지역에 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예전에 비해 전원주택 수요가 늘어 가격은 점차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타운하우스가 환금성이 떨어지고, 층수 제한 때문에 추후 정비사업이 힘들다는 점은 한계라고 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가 아파트인 만큼 환금성은 다소 떨어진다"며 "1종 주거지역이라 향후 재건축 기대감이 낮아 시간이 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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