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
[땅집고] “4인 가족 실거주를 생각하고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 모델하우스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일반분양 주택은 가장 큰 타입이 25평이네요. 그나마 흔한 팬트리(식재료 창고)는 물론 드레스룸 하나 없는 구식 평면이더라고요. 이런 집이 분양가 6억원이라니 너무 비싸게 느껴집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원당4구역을 재개발해서 짓는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분양한다. 성사동 일대에 2009년 이후 13년 만에 분양하는 새 아파트로 원당뉴타운 1호 분양 단지다. 지상 36층 11개동에 총 1236가구다. 일반분양 물량이 629가구로 적지 않다. 서울로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지하철 3호선 원당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초역세권이어서 관심이 높다. 오는 7월 12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2024년 8월 입주 예정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예비청약자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반분양 주택 중 가장 큰 25평(전용 59㎡)이 너무 좁고 요즘 아파트와 비교해 평면도가 너무 ‘구식’이라는 것. 25평 분양가가 최대 6억원으로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3호선 원당역 도보 10분…학군은 선호도 낮아
경기 고양시 성사동은 1980~1990년대 형성된 주거밀집지다. 입주한지 20~30년 이상 아파트가 몰려있고, 빌라 등 저층 주택도 섞여있다. 지하철역은 3호선 원당역이 유일하다. 이 일대를 재개발하는 원당뉴타운은 당초 9개 구역으로 나뉘었는데, 이 중 5곳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당1구역(2021년 8월 관리처분인가, 2601가구) ▲원당2구역(2011년 12월 조합 설립, 1326가구) ▲원당4구역(2022년 7월 일반분양, 1236가구) ▲원당6·7구역(2021년 7월 경기도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 4500가구) 등이다.
이달 분양하는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원당4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파트로, 원당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동네 핵심 교통망으로 꼽히는 3호선 원당역까지 걸어서 10분 안팎 걸리는 역세권이다. 원당뉴타운에서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당역을 이용하면 서울까지 환승 없이 갈 수 있다. 서울 종로3가역까지 30분, 강남 고속터미널·교대역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원당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대곡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할 예정이다.
학교는 성사초·중·고가 단지에서 반경 1㎞ 안에 있다. 통학시간은 비교적 짧지만 고양시 일대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군은 아니다. 고양에서 유명 학원가로 꼽히는 일산 백마·후곡학원가로 통학하려면 자동차로 15분 이상 가야 한다.
■“드레스룸·팬트리도 없어…이런 구닥다리 평면은 처음”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전용 35~84㎡ 총 1236가구다. 그런데 이 중 일반분양으로 풀리는 주택형은 35~59㎡ 뿐이며, 최근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84㎡는 한 가구도 분양하지 않는다.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으려고 했는데, 2인 이하 가족이 살아야 넉넉한 25평 이하 주택형만 분양해 아쉽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가장 작은 35㎡는 거실 겸 주방과 침실 1개로 구성하는 투룸 구조다. 사실상 1인가구가 살기 가장 적합하다. 47㎡는 거실과 침실 2개를 포함해 1~2인가구나 신혼부부가 살기에 알맞다. 59㎡A타입은 3베이 판상형, B타입은 타워형 설계를 각각 적용한다. 현관 중문(140만원), 침실 붙박이장(100만원), 거실 장식장(90만원) 등은 유상옵션이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예비청약자들은 ‘평면이 너무 구닥다리’라고 평가한다. 최근 드레스룸·팬트리·알파룸 등 다양한 수납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새 아파트가 많은데,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그 흔한 팬트리나 드레스룸 하나 없이 거의 ‘방만 제공하는 수준’이라는 것. 건설업계에선 재개발로 짓는 아파트의 경우 과거 시공사를 선정할 때 만든 옛 평면도를 그대로 쓰거나, 조합이 조합원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옵션을 많이 넣지 않는 경우 이 같은 구식 평면도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당 단지에 제공하는 옵션이 적은 것은 맞다”면서도 “단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를 받기 때문에 분양가와 공사비는 이미 정해져 있고, 조합 측이 시공사와 협의해 옵션을 선택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옵션이 ‘적정 수준’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근 지축지구가 34평 6억에 분양…더 작은 25평이 6억?
주택형별 분양가는 ▲35㎡ 2억4400만원 ▲47㎡이 3억4000만~3억7000만원 ▲59㎡가 5억2900만~5억860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로 1000만~157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전매제한은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다.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원당역 일대에 13년만에 분양하는 새 아파트여서 인근 노후 단지와 집값을 비교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는 평가가 많다. 원당역 초역세권인 ‘신원당1단지동문’ 25평 11층이 지난 5월 4억8500만원에 팔렸는데, 발코니 확장비까지 감안하면 이 아파트 같은 층 분양가(5억6400만~5억7200만원)가 거의 1억원 정도 비싸다는 것.
지난달에는 원당뉴타운보다 서울에서 더 가까운 고양시 지축지구에 ‘e편한세상 지축센텀가든’이 분양했는데, 34평 분양가가 5억8000만~6억4000만원이었다.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 25평 분양가와 맞먹는다. 결과적으로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더 작은 주택형을 더 비싼 가격에 분양하는 셈이다.
땅집고 자문단은 “구축 아파트가 밀집한 원당역 일대에 오랜만에 들어서는 신축 단지여서 추후 전세 놓는다면 수요는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인근 시세를 보면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지역 최고가 수준이어서 분양 받은 뒤 되팔 계획이라면 차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윤석열 정부 들어 재산세·종부세 확 준다는데, 올해 우리 집 세금은 얼마나 줄어드나. ☞ 땅집고 앱에서 올해 우리 집 세금 30초만에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