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볼일을 보기도 하는데, 아파트 창문으로 제가 보일까봐 너무 불안해요.”(수원중 3학년 A양)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8구역을 재개발해 지은 신축 아파트 ‘매교역 푸르지오 SK뷰’(3603가구)가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때아닌 ‘화장실뷰’ 논란에 휩싸였다. 이 아파트 일부 가구의 거실창을 통해 불과 10여m 떨어진 수원중학교 교실과 화장실 내부가 훤히 보인다는 민원이 제기된 것.
수원중학교 측은 최고 20층인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학교 바로 앞에 들어서는 바람에 일조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호소한다. 해가 쨍쨍한 오후에도 교실 복도가 어두울 정도라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아파트 거실 창문을 통해 여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과 화장실 등 학교 공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점. 여학생들이 체육 수업 등을 앞두고 화장실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곤 하는데, 그 모습이 노출될 수 있고 심지어 몰래카메라 사고가 생길 수도 있어 학생들이 불안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학교 측이 교실과 복도, 화장실 등 모든 실내 창문을 가리거나 아파트 입주자가 창문에 커튼을 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수원중학교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에서 여학생 교실과 화장실이 적나라하게 보여 사춘기 학생들이 고충을 겪을텐데, 대책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팔달8구역 재개발조합 측은 적법하게 인허가를 받아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에 따르면 당초 수원중학교 측이 아파트 공사 계획을 모두 확인하고 합의까지 했는데, 지난해 말 학교 이사진이 바뀌자 민원을 제기하고 무리한 보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학교와 아파트가 너무 가까워 불안하다는 의견이 나와 조합에서 (학교 창문에) 필름지를 붙이거나 창을 바꿔준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학교가 이를 거부하고 방음벽 설치비용 등으로 수십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수원중학교 측은 이달 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조합을 상대로 일조권 보상 등과 관련한 법적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윤석열 정부 들어 재산세·종부세 확 준다는데, 올해 우리 집 세금은 얼마나 줄어드나. ☞ 땅집고 앱에서 올해 우리 집 세금 30초만에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