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코로나 시기 반짝 특수를 누렸던 가구업계의 실적이 올 들어 곤두박질치고 있다. 주택 매매 거래가 급감하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따른 삼중고에 시달리면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성적표도 암울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가구업체의 경우 ‘도산 위기설’마저 나온다.
■미끄러지는 가구업계 실적…2분기도 ‘흐림’
가구업계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빠지는 추세다. 업계 1·2위인 한샘과 리바트 1분기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한샘은 1분기 매출 526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60.2% 감소했다. 현대리바트는 1분기 매출이 3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70.3% 급감했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주택매매 거래 중단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5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5만5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가 인상에 따른 물류비도 큰 부담이다. 한샘 관계자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가구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하다”며 “아파트 거래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가격 인상 카드 먹힐까…중소업체 줄도산 위기
가구업계가 사면초가 위기에 빠지면서 업계 실적 1·2위인 한샘과 리바트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샘은 지난 2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4% 인상한 데 이어 4월에 침대·소파·책장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현대리바트도 지난 1월 소파·침대 등 가정용 가구제품 가격을 평균 약 5% 인상한데 이어 4월 주요 품목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신세계 ‘까사’도 상반기에 제품 판매 가격을 10% 인상했다. 일각에서는 물가 인상에 따른 가계 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격인상 카드가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 가구회사는 상황이 더 어렵다. 대형 가구회사는 건설사 아파트 현장에 납품할 때 최저가로 낙찰받는 구조다. 이때 마진율은 5%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 따라 아예 마진 없이 수주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대형 가구회사가 저가에 수주한 뒤 실제 가구 제작은 중소 가구업체에 하청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기업 마진이 적다보니 하청업체 상대로 ‘단가 후려치기’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일부 하청업체는 원자재 비용을 납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 가구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회사 중 4~5곳이 올해 안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보다 매출이 적은 수십개 영세업체는 이미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했다. 대기업 가구업체 전직 임원 A씨는 “대기업 담당자들은 마진율과 이익률로 평가받다 보니까 하청업체에 (손해를) 전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가구시장은 결혼과 이사에 생사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반기에도 혼인율과 주택 매매거래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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