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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뺨치게 잘나가더니…오피스텔 '마피' 피바람 부나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7.06 11:10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들어선 오피스텔./김리영 기자


[땅집고] 지난달 17일 청약을 받은 경기 파주시 와동동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오피스텔 1단지는 총 578실 모집에 206명이 청약하는 데 그쳐 무더기로 미달했다. 2단지(86실)는 100실 미만이어서 계약 즉시 전매가 가능했지만 총 202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2.3대 1에 그쳤다. 낮은 경쟁률에 미분양 위험이 높아지자, 시행사 측은 계약금 10%, 중도금 50% 무이자 대출 조건을 내걸었다. 그런데도 미계약 우려가 커지자 추가로 취득세 전액 지원이라는 카드까지 꺼냈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인천에서는 최근 청약 미달 오피스텔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인천 중구 항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시티 항동 마리나' 오피스텔(592실)은 4개 타입 가운데 3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올 4월 20일 청약한 인천 신흥동3가 '숭의역 엘크루' 오피스텔은 168실 모집에 132명만 신청해 36실이 미달됐다. 앞서 지난 2월 중순 분양한 '엘루크 서초' 오피스텔 330실에서도 적지 않은 미분양이 발생했다.

작년만 해도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수요가 몰렸던 오피스텔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하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오피스텔 분양 시장을 찾는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오피스텔 미분양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땅집고] 서울의 한 대규모 주거형 오피스텔.


한국부동산원이 올해 청약홈을 통해 청약받은 오피스텔 26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의 30.8%인 8개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지난해 분양하자마자 100% 계약으로 완판 행렬이 이어졌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오피스텔 분양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그동안 오피스텔로 톡톡하게 재미를 봤던 건설사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브랜드 오피스텔은 아파트만큼 잘 팔린다는 공식도 이젠 옛말이 되고 있을 정도로 시장 상황이 나빠졌다”는 말이 나온다. 6월 한 달간 전국에 분양한 오피스텔 공급물량의 70%가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내건 오피스텔이어서 이런 우려가 더욱 커졌다.

6월 한달 동안 전국에는 오피스텔 약 5000실(올해 총 분양물량의 약 14%)이 분양했다. 지역별로 ▲서울 강남구 ‘힐스테이트 삼성’ ▲서울 서초구 ‘인시그니아 반포’ ▲서울 은평구 ‘은평 자이 더 스타’를 비롯해 ▲대구 ‘범어자이’ ▲대전 ‘힐스테이트 유성’ ▲시흥 ‘시흥시청역 루미니’ ▲과천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 ▲화성 ‘힐스테이트 동탄 르센텀’ 등이다.

[땅집고] 경기도 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내부. 특히 신도시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은 아파트 상품과 경쟁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조선DB


오피스텔은 그동안 대출 규제가 느슨해 신규 청약의 경우 대출을 최대한 받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선 대출을 잔뜩 끼고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세입자를 구한다고 해도 수익률 악화로 낭패를 볼 수 있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2~3차례 추가 금리 인상미저 예고돼 있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가 오피스텔 시장으로 유입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오피스텔 공급에 적극 나섰던 건설사들도 보수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피스텔 분양 시장은 아파트보다 규제를 덜 받아 분양가를 최대한 높게 책정해 분양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 경우도 많았다”며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이후 높은 가격에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청약자들은 분양가 이하로 매물을 던지는 이른바 마이너스피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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