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신분당선 타고 출퇴근하면 왕복 요금으로 7000원 넘게 나온다고요? 대체 지하철 요금이 왜 이렇게 비싼 건가요?”
지난 5월 28일 지하철 신분당선 3단계 구간인 강남~신사 구간이 개통하면서 경기도민들의 서울 출퇴근 여건이 크게 좋아졌다. 이번에 개통한 신논현(9호선)·신사(3호선)·논현역(7호선) 3곳 모두 기존 지하철로 환승할 수 있어 노선 개통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노선 종착역인 수원 광교역에서 서울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은 개통 전 버스로 80여분 걸렸는데,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40분 정도로 줄어든다.
경기도민 입장에서 서울 강남 접근성 개선은 환영할 만한데 신분당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이른바 ‘경기러’ 사이에는 “요금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금이 최대 편도 3650원, 왕복이면 7300원에 달하는 것. 다른 수도권 지하철 편도 이용 요금이 1250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정도 비싸다. 만약 한 달에 20일 동안 신분당선을 이용해 광교에서 신사까지 출퇴근한다면 교통비만 15만원 정도 드는 셈이다.
신분당선 요금이 다른 노선보다 비싸게 책정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현재 운영 중인 신분당선 총 3개 구간이 모두 ‘민자노선’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분당선 요금이 어떻게 책정됐는지 살펴봤다. 먼저 ‘수도권 전철 기본운임’인 1250원에 ‘거리 초과 운임’을 더하고, ‘구간별 별도 운임’을 추가하는 식이다. 거리 초과 운임은 수도권 내 지역은 ▲기본거리 10km 초과 시 5km 마다 100원 추가 ▲50km 초과시 8km마다 100원 추가, 수도권 외 지역이라면 4km마다 100원을 추가한다.
여기에 총 3개 구간에 대한 구간별 별도 운임을 더 내야 한다. ▲신사~강남 500원 ▲강남~정자 1000원 ▲정자~광교 1000원 ▲강남~정자~광교 연계시 1400원 ▲신사~강남~정자 연계시 1500원 ▲신사~강남~정자~광교 연계시 1900원이 각각 추가된다.
이렇게 구간별로 추가 요금이 붙는 이유는 신분당선 3개 구간을 운행하는 사업자가 각각 달라서다. 한 구간을 지날 때마다 추가요금이 최소 500원에서 최고 1900원까지 추가되면서 지하철 이용객이 내야 하는 요금도 확 뛰게 되는 것이다.
신분당선 사업자는 총 3곳이다. 먼저 2011년 운행을 시작한 신분당선 1단계(강남~정자) 구간 사업자는 신분당선㈜다. 신분당선㈜ 지 분은 두산건설이 29.03%, 한국인프로2호투융자회사가 17.5%, 한국산업은행이 10.98% 등을 갖고 있다.
이어 2016년 개통한 2단계(정자~광교) 구간은 경기철도주식회사가 운영한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한국인프라자산운영이 지분 77.7%로 최대 주주다. 최근 개통한 3단계(강남~신사) 구간은 새서울철도주식회사가 시행을 맡았다. 산업은행의 특별자산투자신탁이 69.95%, 두산건설이 3.75%, 한화건설이 6% 등의 지분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민자노선이라고 해도 사업자들이 지하철 요금을 무한대로 높게 책정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국토교통부 중심으로 한 정부 관련 부서와 사업자가 협의해서 운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분당선처럼 민자노선으로 운영하고 있는 의정부경전철(300원)과 용인경전철(200원)은 별도운임을 적용하는 반면, ▲서울 지하철 9호선 1단계(개화~신논현) ▲공항철도(육지 구간)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은 별도운임을 받지 않고 있다.
신분당선 3단계 구간 사업자인 새서울철도주식회사 측은 최근 언론에 “국토교통부와 약 2년 동안 논의를 거친 후 요금을 확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분당선 이용 요금이 논란이 되자 시민들 사이에선 “앞으로 개통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도 민간 자본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GTX 요금은 또 얼마나 비싸질지 걱정된다”는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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