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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패닉"…의왕·화성·용인 집값 곤두박질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2.07.05 07:22
[땅집고]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네이버 로드뷰


[땅집고] 의왕·용인·화성·수원 등 경기 남부권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9~10월 신고가를 찍고 이후부터 점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올 들어 금리 인상에 거래 절벽이 심화하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싹 감췄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른바 대장주 단지도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집값이 수억원씩 떨어지면서 ‘대세 하락장’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의왕·화성·용인 집값, 3~4억씩 뚝뚝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신분당선 등 철도 교통 호재로 가격이 급등했던 경기 남부권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 의왕시 내손동 ‘e편한세상 인덕원더퍼스트’ 전용 84㎡는 지난 25일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은 지난해 10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8개월 새 3억4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이 단지 30평대가 10억원 이하에 거래된 것은 지난해 5월(9억6300만원) 이후 처음이다. 인덕원 일대 대장주 단지로 꼽히는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도 4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인덕원 일대는 지난해 6월 GTX-C 노선 정차역으로 추가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정차역 신설 호재로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지난해 집값이 30% 이상 폭등한 것과 천양지차다. 의왕시 L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실거래 가격을 보면 딱 지난해 초 시세로 돌아갔다”며 “2억원 이상 내려도 집이 잘 안 팔려 집주인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경기 남부권 의왕·화성·용인 일대 집값이 3~4억씩 떨어지고 있다.


올해 경기도에서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화성시 동탄신도시 일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화성시 아파트 가격은 2.13% 하락해 경기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화성은 GTX-A가 정차하는 동탄역이 핵심지다. 동탄역에 인접한 시범우남퍼스트빌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7월 14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고 이후 13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들어서는 11억원대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최고점 매수자는 1년 만에 3억원을 날려먹은 셈이다.

신분당선 초역세권 단지인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도 지난 18일 11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3억원 넘게 하락했다.

■ “비정상적 상승” 결국 거품 빠지는 철도 호재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지역은 대부분 입지가 뛰어나고 철도 교통 호재로 지난해 가파르게 가격이 올랐던 단지들이다. 가격이 과도하게 급등한 지역부터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하락 폭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2.13%)였다. 이어 시흥시(-2.04%), 인천 연수구(-0.98%), 하남시(-0.96%), 수원시(-0.94%), 용인시(-0.87%), 의왕시(-0.86%), 안양시(-0.82%) 순이다. 화성은 GTX-A, 시흥은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 등 철도 교통 호재가 있고 인천 연수구는 GTX-B, 수원·의왕·안양은 GTX-C가 서는 곳이다.

[땅집고] 올해 경기도 집값 하락율 순위. 지난해 교통호재로 집값이 오른 지역의 하락율이 높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철도 정차역 주변 지역 집값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철이나 철도가 집값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가격 급등기에 개통 효과가 과도하게 반영돼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폭락세를 보이는 동탄·안양·광명 등지의 아파트 값은 지난해 서울 마포·성동 지역의 집값을 넘어설 정도로 올라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오히려 지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져야 정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게다가 철도 개통까지 수년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GTX 효과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해야 필요가 있다. 실제 GTX는 A노선을 제외하고 아직 어떤 노선도 착공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에 계획 확정된 GTX-B 노선도 10년 뒤에나 개통한다. 현재 신축인 아파트도 그 무렵에는 구축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후 노선이 개통할 무렵에는 역사 주변 신축 아파트는 노후 아파트가 된다. 게다가 실제 GTX를 이용한 서울 출퇴근 시간도 환승, 대기 시간 등을 고려하면 수도권 외곽지역에선 1시간 넘게 걸린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교통 호재로 단기간 급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은 결국 ‘입지’에 좌우된다”며 “전철·철도가 개통하더라도 경기도 외곽 도시가 서울보다 더 좋은 입지로 평가받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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