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대구의 강남’ 수성구 범어동 ‘범어자이’
[땅집고] “지금 대구가 미분양 폭탄 맞고 있는 상황인데, 발코니 확장하고 옵션 이것저것 넣으면 34평 분양가가 10억원 수준이네요. 아무리 건축비가 올랐다지만 이 가격에 청약자가 모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달 GS건설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범어자이’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대구의 강남’으로 통하는 수성구 입지면서, 명문 학군을 끼고 있어 예비청약자 주목이 쏠린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중에서도 현재 가장 강력한 ‘자이’를 달았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4층, 4개동, 아파트 399가구와 오피스텔 52실로 구성한다. 7월 4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2026년 2월 입주 예정이다.
다만 최근 대구 주택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은 점이 문제다. 현재 대구에선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고, 고금리 여파로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미분양이 속출해 수성구에 분양하는 아파트라도 완판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기존 아파트 거래 가격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범어자이’ 분양가가 34평 기준 10억원 정도라 주변 시세와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구의 대치동’ 수성구 입지…초등학교는 20분 거리
수성구는 대구시 부동산 시장에서 ‘대구의 대치동’이라고 통할 정도로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매년 서울대 진학생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는 경신고·경북고·남산고·대구과학고·대구여고·대륜고·정화여고 등이 밀집해 있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과 만촌역을 잇는 달구벌대로를 따라 입시학원 260여개가 몰려있는 학원가를 끼고 있다.
‘범어자이’는 수성구에서도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범어동에 들어선다.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대구 2호선 범어역으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버스를 타면 수성구청역 학원가까지 10분 내외로 도착 가능하다.
아직 어린 자녀를 둔 예비청약자 사이에선 학군 배정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등학교가 걸어서 5~10분 정도 걸려 가까우면서 수성구 핵심 아파트 단지들과 함께 묶이는 동천초 대신, 성인 걸음으로 20분 이상 가야 하는 범어초에 배치받아서다. 현재 동천초 학교시설이 부족해 학생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다소 떨어진 학교에 배정된다고 한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단지 동쪽에 있는 야시골공원 북동쪽 순환로를 따라 범어초로 가는 통학로를 별도로 조성할 예정이다.
■인근 재건축 단지 때문에 남쪽 거실창 꽉 막혀…“차라리 동향이 낫네”
‘범어자이’는 아파트 399가구와 오피스텔 52실 규모다. 아파트 주택형은 전용 84㎡와 112㎡, 오피스텔은 84㎡ 단일 평형이다. 아파트 평면 설계를 보면 84㎡는 A~C타입 4베이 판상형과 D~E타입 타워형으로 나뉘고, 114㎡는 4베이 판상형이다. 오피스텔은 A~B타입 모두 거실과 침실 3개가 있는 타워형으로 설계했다.
‘범어자이’ 동 배치가 독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남향이나 남서·남동향 위주로 단지를 구성하는데, 이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이 동이 남향이나 서향으로 배치된 것. 단지 남쪽으로 맞붙은 ‘목화맨션’이 ‘동화아이위시’로 재건축될 예정인데, 두 아파트 간 거리가 너무 짧아 남향으로 배치할 경우 조망 및 일조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범어자이’ 최남단에 있으면서 남향으로 배치하는 103동(84㎡ C타입)은 추후 ‘동화아이위시’가 완공하면 거실창으로 다른 아파트 단지 벽이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단지 서쪽 부지에서도 재개발 계획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동향으로 배치하는 주택형이 조망권 측면에서 가장 나을 것이란 평가가 있다. ▲101동 1호 라인에 배치하는 84㎡ A타입 ▲104동 1호 라인에 있는 84㎡ A타입, 2호 라인의 114㎡ 등이 그나마 조망이 괜찮은 편에 속한다.
주상복합 아파트여서 용적률이 687%로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주거 쾌적성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코니 확장·옵션 추가하면 34평이 10억원 우습게 돌파…인근 단지보다 건축비 2.8억 이상 비싼 탓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현재 대구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범어자이’ 분양가가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코니 확장비와 각종 옵션을 고려하면 34평(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0억원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아파트 주택형별 분양가는 ▲84㎡ 8억5000만~9억4600만원 ▲114㎡ 11억9000만~12억8000만원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가 84㎡ 3500만~3600만원, 114㎡ 4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아파트보다 저렴하다. 84㎡가 7억1000만~7억5500만원이다.
‘범어자이’보다 대구 지하철 2호선 범어역과 더 가까워 지역 대장주로 꼽히는 ‘범어센트럴푸르지오’ 34평은 지난해 11월 13억6000만원 최고가에 팔렸지만, 이달 9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집값이 7개월여만에 4억6000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최근 자재값과 인건비 인상으로 건축비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범어자이’ 건축비는 같은 기간 수성구에 분양하는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총 667가구) 건축비보다 2억원 이상 비싸다. 두 단지에서 84㎡ 주택 최고분양가를 비교해보면, ‘범어자이’는 대지비 3억7130만원에 건축비 5억8970만원을 더한 9억6100만원이다.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는 대지비 4억9415여만원에 건축비 3억184여만원을 더한 7억9600만원에 분양한다. 건축비는 2억8000만원 가량 비싼 셈이다.
땅집고 자문단은 “이달 분양하는 ‘범어자이’가 명문 학군을 낀 수성구 범어동에 들어서긴 하지만, 범어동에서 최고 입지로 꼽히는 범어네거리(범어역 초역세권)는 아닌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는 비싼 편”이라며 “최근 대구 주택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가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가 만만치 않아 청약 결과 좋을 것으로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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