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 46년 동안 전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홍콩의 랜드마크 해상 식당 ‘점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운영난을 겪다 침몰한 터라 안타깝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홍콩 남서부지역 애버딘에 있는 수상 레스토랑 ‘점보’. 1976년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인 스탠리 호가 세웠으며, 총 길이 80m에 면적 4180㎡ 선박으로 최대 2300명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해상 식당이다. 중국 명나라 궁전을 본떠 설계하고 황제를 상징하는 용과 황금색으로 치장해 홍콩의 화려한 정취를 한 몸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보’는 그동안 홍콩을 소개하는 관광 안내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랜드마크였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방문하기도 했으며,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한국 영화 ‘도둑들’의 배경으로도 쓰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홍콩에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점보’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적자가 쌓이다가 손실 168억원 이상을 기록한 시점인 2020년3월 결국 운영 중단을 선언한 것.
이후 2년여 동안 새로운 주인을 물색했지만, 워낙 불경기가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점보’는 지난 5월 폐업하고 이달 14일 예인선에 이끌려 홍콩을 떠났다. ‘점보’의 모회사인 홍콩자음식기업은 “동남아지역에 적당한 정박 장소를 물색했으나, 목적지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18일 오후 ‘점보’가 남중국해 파라센군도를 지나던 중, 배에 물이 차면서 기울어졌고 결국 침몰하고 말았다.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침몰한 지역 수심이 1000m 넘어 인양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전세계 사람들은 “46년 역사를 보유한 홍콩의 랜드마크가 영영 사라져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홍콩 시민은 ‘점보’가 애버딘 항을 떠나는 것을 배웅하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일각에선 소유주가 노후한 ‘점보’를 일부러 바닷속에 침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선박을 바닷속에 빠뜨리는 경우 유지·보수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면서, 해상사고에 따른 보험금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주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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