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서울 영등포구 문래동5·6가 일대 7개 아파트 2000여 가구가 뭉쳐 통합 리모델링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래동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 초 문래 현대3차는 지난해 8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지 약 1년 만에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67%를 넘겼다. 나머지 단지도 주민 동의율 50%를 넘긴 상태다. 이 일대는 아파트들이 통합 리모델링 효과를 내기 위해 7개 아파트가 단지별로 정비 사업 속도를 맞추는 방식으로 2212가구 규모 통합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아파트 단지가 각각 리모델링 추진 속도를 맞추는 것이 관건인데, 주민 합의가 순조로운 편이다.
업계에선 현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가 불확실한 재건축을 선택하기 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리모델링 사업을 택하는 단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7개 단지 속도 비슷…문래 3차 84㎡ 9억원 넘기며 신고가
문래동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현대 1차(264가구) ▲2차(390가구) ▲3차(166가구) ▲5차(282가구) ▲6차(270가구) ▲대원칸타빌(218가구) ▲두산위브(383가구) 등 7개 단지, 총 1973가구다. 1986~1998년 준공한 이 단지들은 서울 지하철 2호선 도림천역과 5호선 양평역에서 걸어서 5~15분쯤 걸리며 준공업지역에 있다. 용적률이 이미 최대 328%에 육박해 재건축은 물론 개별 리모델링도 어렵게 되자 통합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주민들은 통합 리모델링을 통해 대형 건설사 브랜드로 통일하고, 커뮤니티시설 등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10~15% 늘려 약 2212가구로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김지현 문래동 현대3차 리모델링 추진위 대표는 “오는 8월 총회를 열고 조합설립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현대 2·5차는 동의율 60%를 넘겼고, 현대1차, 문래현대6차, 문래두산위브, 대원 등은 50%를 각각 넘겼다”고 했다.
문래동 일대에는 리모델링 사업뿐만 아니라 재정비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어 향후 신흥 주거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문래동5가와 맞붙은 문래동4가(문래1-4구역)에선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9만4087㎡ 부지에 1000가구 이상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2019년 5월 추진위를 구성한 지 2년여 만에 조합설립요건(주민 동의율 75% 확보) 충족을 눈앞에 뒀다.
리모델링 추진 속도가 본격화하자 집값도 들썩였다. 문래동5가 현대3차 84㎡는 지난 5월 9억37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실거래가는 7억2500만원으로 약 1년 동안 2억원 넘게 상승했다. 문래 두산위브 79㎡도 지난 달 9억25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문래동과 가까운 양평동 신축 단지 ‘양평 영등포중흥S클래스’ 84㎡는 올해 3월 13억원에 거래됐다.
■ 서울 리모델링 추진 단지 59곳…올해 2개 단지·800여 가구 분양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적에서 리모델링 조합 설립한 곳은 총 124개 단지다. 지난해 같은 달 72개 단지와 고려하면 2배쯤 늘어난 수준이다. 이 중 서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총 59곳이다.
서울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으로 집값 상승률이 높은 용산구 노후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우성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는 최근 용산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조합 설립 동의율은 73.8%를 기록해 법적 요건인 66.7%를 웃돌았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현대맨션은 지난해 6~9월 이주를 마쳤다. 이촌 강촌은 올해 2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이촌 코오롱은 3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가람은 지난해 말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강남권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금호(915가구) 아파트는 창립 총회를 열었다. 가락상아2차(750가구) 리모델링 조합설립추진위원회도 주민 동의율 66.7%를 넘겨 지난 9일 조합설립 총회를 열었다.
올해 분양할 리모델링 단지도 있다. 오는 8월 강동구 둔촌동 둔촌현대1차는 리모델링을 통해 498가구에서 57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올 12월에는 동대문구 답십리동 신답극동 아파트가 254가구 중 29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건축 사업 규제 완화가 불확실해 보다 안전한 리모델링을 택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며 “자재값 상승 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익성이 떨어지고 시공사와 조합간 마찰도 심화하면서 건설사도 리모델링 수주가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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