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불도저 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영업 못 했어요. 도와주세요.”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A씨. 어느날 고객이 미용실 건물 앞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없다며 옆 골목 갓길에 주차한 뒤 A씨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던 중, 고객에게 ‘차를 당장 빼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고객은 바로 나가 주차된 차를 옮겨줬다.

그런데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던 차주 B씨가 갑자기 A씨 미용실에 들어와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B씨는 욕설을 하며 “(누가 고객에게) 거기에 주차하라고 했냐, 너희 영업장 앞에 차를 대면 좋겠느냐”고 화를 냈다. 이후 B씨는 미용실 건물 입구 바로 앞에 차를 바짝 붙여세우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가린 뒤 사라져버렸다.

건물 밖으로 나간 A씨는 깜짝 놀랐다. B씨의 흰색 레이 차량이 건물 출입구를 완전히 틀어막고, 사이드미러도 접지 않아 출입문으로 사람 한 명이 드나들기도 힘들었다. B씨가 ‘보복성 주차’로 A씨 미용실 영업을 방해한 것으로 보였다. A씨는 “그저 주차하신 분이 저희 매장 손님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저러고 가셨다. 오늘 하루 종일 영업을 못했다”며 “건물주와 관리소장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는데, (영업 방해로) 고소가 가능한지 경찰서에 다녀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B씨는 하루 만에 주차된 차량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저건 너무하다, 남의 영업장 출입문을 막아버리면 어쩌란 말이냐”, “증거도 확실하니 고소하면 좋겠다. 저런 사람은 어디서든 행패를 부리고 살 것”이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건물 출입문을 봉쇄해 해당 건물 세입자 영업을 방해한 B씨에게는 어떤 법적 조치를 할 수 있을까.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일단 형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 나오는 업무방해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민법상으로는 하루 매출을 망친 데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고의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되며, B씨가 A씨 미용실에 들어와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감을 조성했기 때문에 모욕죄나 협박죄를 적용할 수도 있어 보인다”며 “다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손실이 단 하루 매출에 그치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해도 A씨가 만족할 만한 금액을 받아내기는 어려워 법적 대응은 실익이 없을 수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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