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연말 대출금리 8% 진입할 것…가계·기업에 큰 충격"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6.19 13:26 수정 2022.06.20 07:29

[땅집고] 금융권에서 올해 연말쯤 대출금리가 최고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외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로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가 7%를 넘어섰는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가계와 기업이 받을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금융권 및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이다.

[땅집고]지난 16일 서울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연합뉴스


작년 말(3.6%~4.97%)과 비교해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상단이 2.1%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에서 4.14%로 1.81%포인트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올랐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현재 연 3.69~5.68%다. 작년 말(3.71~5.07%)과 비교해 상단이 0.6%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3.771∼5.51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4.72%)과 비교해 하단이 0.271%포인트, 상단이 0.790%포인트 올랐다.

이미 최고 7%를 넘어선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대응해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총 1.00%~1.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한국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 금통위가 올해 네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2.75%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1.00%∼1.25%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쯤이면 대출금리는 8%를 넘어서게 된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한 곳의 내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통계를 보면, 혼합형(고정금리)의 경우 8%대 금리는 2008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변동금리 기준으로도 2008년 10월 이후 금리가 한 번도 8%를 넘지 않았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른 적은 최근 10년 안에 없었다"며 "다만 과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8%대 기록이 있다”며 “저금리 환경에 익숙한 젊은 대출자들로서는 처음 겪는 금융 환경인 만큼 은행 상담 등을 통해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s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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