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계획 분석 전문가인 엄재웅(서경파파)씨가 신간 ‘강남되는 강북 부동산은 정해져 있다’(위즈덤하우스)를 펴냈다. 엄씨는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가 아닌 정책이라며 도시계획을 집중 분석해 바람직한 투자 방향을 제시한다. 땅집고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 정리했다.
[강남되는 강북 부동산] ⑩ 6억원 투자, 이것만은 주의하자
[땅집고] 투자는 고독하다. 많은 이에게 조언을 구할 순 있겠지만 결국 선택은 혼자서 해야 한다. 6억원 이상 투자금이 있다면 굳이 주택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 가장 비싸고 효율성 좋은 건물에 투자해야 하는 시기다.
투자금 6억원에 대출 30억원을 끌어오면 36억원짜리 건물을 살 수 있다. 그리고 타이밍만 잘 맞으면 1년 안에 70억~80억원도 될 수 있는 게 건물이다. 그동안 몸테크하면서 고생했던 이유가 이 단계에 있었다. 물론 투자금이 적게 드는 건물도 있지만, 요즘은 그런 물건이 씨가 마르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건물주에 도전해 빠르게 은퇴하길 바란다. 우리에겐 포기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나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데 왜 건물주가 되는 게 더 낫다고 말하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건물에 크게 관심 없는 이들에게 건물주가 돼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
우리의 소득은 크게 근로소득, 사업소득, 투자소득으로 나뉜다. 우리가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도 결국 투자소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다.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근로소득이다. 내 시간을 많이 쓰면서 정해진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존만을 위한 삶은 결코 부와 연관되어 있지 않다. 부자란 무엇인가? 자산이 차고 넘치는 사람들이다. 자산이 차고 넘치려면 당연히 수익이 많아야 한다. 수익이 많아지려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외에 정기적으로 벌어 오는 다른 수익이 있어야 한다. 똘똘한 건물 한 채는 나를 일에서 해방시켜주고, 오직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내 모든 역량을 동원하기 때문에 공백 없는 투자가 가능하다.
내가 일에서 해방되고, 오직 모든 에너지를 투자에 집중할 수 있으니 근로소득만으로 돈을 버는 사람과 애당초 게임이 안 된다. 건물을 사는 것은 단순히 부동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는 것도 포함돼 있다.
만약 여러분이 30억원짜리 신축 아파트 한 채와 월세 5000만원이 나오는 30억원짜리 건물 한 채가 있다고 치자. 제2의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금융위기가 오고 대출 압박이 오기 시작하면 어떤 매물부터 팔겠는가? 당연히 30억원짜리 신축 아파트를 팔 것이다. 여기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왜 입지 좋은 신축 아파트가 허무하게 반토막이 나는지. 결국 최후까지 버티는 매물은 월세가 잘 나오는 매물인 것이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입지의 신축 아파트는 100억원 자산가가 된 이후에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다.
■ 2022년 나는 이곳을 추천한다
건물 투자, 특히 구축 건물 투자는 부동산 투자의 본질에 가깝다. 미래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려서 파는 메커니즘에 가장 충실한 구조다.
가장 유망한 지역은 아무래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B, C노선 광역환승센터가 들어서는 인근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이 적절할 것이다. 현재 GTX-B, C노선은 아직 착공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 선점하기에 절호의 타이밍이다.
인천 부평역세권을 예로 들어보겠다. 광역환승센터와 가까운 부지를 1순위 투자처로 언급한 이유는 향후 GTX-B노선이 개통하면 유동 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땅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권력자가 광역환승센터 주변으로 대대적인 종상향을 해줬다면 나처럼 땅을 보러 가는 이들에게는 대놓고 신축하라는 신호나 다름없다.
참고로 부평 역세권은 크게 둘로 나뉜다. 위 지도의 왼쪽 구역은 모텔 밀집 구역이고 오른쪽은 상권이 강한 곳이다.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것이 2순위이고 월세를 많이 받고 싶다면 당연히 상권이 강한 구역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반대쪽 구역인 모텔촌은 어떨까? 이 구역은 현재 월세를 많이 받지 못한다. 더구나 모텔촌은 상권이 강한 오른쪽에도 있어 그나마 모텔 장사가 잘되는 쪽은 왼쪽보다 오른쪽일 가능성이 높다. 왼쪽은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다.
그런데 왼쪽은 아파트 밀집 지역과 가깝다. 인근 주민에게 모텔촌은 골칫거리일 것이다. 아마도 향후 개통할 GTX-B노선 위상에 맞게 개발해 달라는 민원이 쏟아질 것이다. 그렇게 보면 월세를 모으기에 왼쪽 모텔촌 구역이 별로일 수 있어도 단기 차익을 남기려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임장(현장방문) 결과 이 예상은 옳았다. 돈 냄새를 맡은 투자 고수들이 선점한 흔적이 있었다. 부동산을 책과 글로만 배운 사람이라면 흉흉한 모텔촌에 고층 건물을 짓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기민한 투자자라면 이런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 저렴하게 줍고 신축해서 비싸게 분양받으면 무조건 돈을 버는 구조다.
부평역세권 환승센터와 인접한 곳은 현재 인력파출소 건물이 을씨년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물론 최후엔 주상복합 형태로 고밀 개발해 양질의 상권으로 세팅될 것이다. /글=엄재웅(서경파파),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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