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 째 지속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사 현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평상시 대비 시멘트 출하량이 90% 이상 급감하면서 총 81만톤(752억원)의 시멘트가 건설 현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시멘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공장들도 가동을 멈췄다. 건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공급의 다수를 책임지고 있는 유진기업과 삼표산업의 경우 각각 20개, 17개 공장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건물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을 공급받지 못하면 핵심 공정인 골조 공사가 중단된다. 서울의 주택 건설 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해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 반포 원베일리, 마포 DMC 파인시티자이도 사살상 공사 중단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에 1317가구를 짓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층을 올리는 골조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된 자재가 쓰이는 일부 공정만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며 “골조를 제외한 공정을 먼저 진행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전체 일정에 차질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강북에선 대규모 건설사들이 한참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일대 건설 현장 공사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수색동에는 SK에코플랜트가 1464가구 규모 ‘SK뷰아이파크포레’를 짓고 있다. 또 인근에 GS건설이 ‘DMC 파인시티자이(1223가구)’, ‘DMC 아트포레자이(672가구)’가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단지들만 해도 총 3000가구가 넘는 규모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래미콘이 와야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데, 파업으로 인해 작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건설사 현장에서도 골조 공사를 하는 곳은 대부분이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우건설이 서울에서 시공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도 마찬가지로 다른 공정이 유지된 채 골조 공사만 멈췄다. 세운지구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 중인 1022가구 규모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 주상복합 아파트도 일부 동의 골조 공사가 남아 사업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이대로 더 못 버텨…“늦어도 이번 주 안에 파업 끝나야”
정부가 지속적으로 화물연대와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타결점을 찾지 못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 3000여개 주거시설 공사 현장의 60%가량인 2000여개 사업장에서 이번주 골조 작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토목 공사 등 골조 공사 이전 단계까지는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파업이 지속하면 주택 건설의 전체 공정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현재 화물노조 파업 초기여서 입주나 분양 일정이 늦어지는 사태까지 이어지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파업 기간이 장기간 지속하면 전체 공정에 영향이 발생해 입주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공사가 전면 중지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협상이 반드시 이뤄져야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는 전국의 공사 중인 현장 중 50%가 골조 공사 단계에 놓여 사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다른 건설사 역시 인천 송도와 경기 과천, 대전, 경북 포항 등에서 추진하는 아파트 건설 현장의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아직까지는 파업 사태가 어떻게 끝날지는 예상하지 쉽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오후 10시 30분까지 화물연대와 논의를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으나 검토 결과 수용이 곤란해 대화가 중단됐다”며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계속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대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간 사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주택 건설현장 공기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해보인다”며 “6월 장마철까지 겹치면 파업이 끝나더라도 여파가 제법 오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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